“유명업체 3사 담합탓 임금 깎여”
마루시공 노동자들 항의 집회
임금 평당 6500원까지 떨어졌다
겨우 회복한 1만원선 또 무너져
마루시공 노동자들 항의 집회
임금 평당 6500원까지 떨어졌다
겨우 회복한 1만원선 또 무너져
전국마루시공노동조합(마루노조)은 지난해 6월 만들어졌다. 마루 시공 노동자들이 아파트 마루를 짜고 받는 돈은 2002년 3.3㎡당 1만500원이었다. 임금은 해마다 떨어졌고, 10년 만에 3.3㎡당 6500원까지 내려갔다. 건설사들은 최저입찰제 방식으로 마루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다시 시공업체들은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손쉽게 줄인 탓이다. 먹고살기 힘들어진 노동자들이 다른 일을 찾아 떠나자 일손이 부족해졌다. 그러자 지난해 3.3㎡당 1만원 선이 회복됐지만, 올해 들어 또다시 무너졌다.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ㅊ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마루노조 조합원 140여명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유명 마루 시공업체 3개사가 담합해 노동자 인건비를 3.3㎡당 9500원으로 인하했다”고 주장했다. 윤성종(48) 마루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업체 간 담합으로 임금이 9500원으로 내려갔다. 지난 10년의 악몽이 떠올라 단체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마루 시공 노동자들이 하루 12~16시간 일해 손에 쥐는 돈은 한 달 평균 450만원 정도이지만, 숙식비·교통비 등을 빼면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윤 위원장은 “서울과 지방으로 이동이 잦은데 임금의 30%를 숙식비, 기름값 등으로 쓰기 때문에 최소 3.3㎡당 1만원은 받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마루노조는 지난달 27일 대전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단체행동을 결의했다. 마루노조는 “전국 마루 시공 노동자가 900여명인데 조합원이 430여명으로, 노조 설립 1년 만에 가입률이 50%에 이르렀다. 노동자들이 느끼는 업계 부조리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수치”라고 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는 “미국은 다단계 하도급으로 실공사비용이 아무리 줄어도 하도급 맨 끝에 있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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