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비정규직 보호 가이드라인 토론회’ 노동계 반발로 무산

등록 2015-06-19 19:36수정 2015-06-19 20:04

양대노총, 가이드라인 폐기 요구하며 토론회 참석 거부
“비정규직 해법 회피하고 사회적 비난 피해보려는 껍데기 대책”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비정규직 보호 가이드라인 제·개정 전문가 토론회’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노동계는 그동안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이 핵심 실효성도 없는데다 노동시장 구조개편 강행 추진을 위한 ‘들러리’라고 비판해왔다.

고용부가 19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비정규직 가이드라인 토론회를 열자마자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이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토론회 참가자들을 향해 “불법파견을 저지른 사업주부터 구속 시켜달라”, “특수고용형태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 “법을 지키면 되는데 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냐”고 외쳤다.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기간제 노동자 사용 사유를 제한하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불법파견 문제가 빠진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은 사내하도급을 합법화하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비판을 덧붙였다.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한 한 보험설계사도 “특수고용형태 노동자 문제가 10년 넘게 논의됐지만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키지 않아도 되는 가이드라인은 무용지물”이라며 “가장 좋은 건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노동 3권을 보장하며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고용부 관계자가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1시간여 만에 토론회는 사실상 무산됐다.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비정규직 당사자와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연 토론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대로 기간제·특수고용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 제정과 사내하도급 보호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해왔다. 이날 공개된 ‘기간제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안’을 보면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정규직과의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학습지 교사, 골프 캐디, 보험설계사 등이 적용 대상인 ‘특수형태업무종사자 보호 가이드라인안’은 서면 계약서를 작성·교부하고 비용 떠넘기기 등 불공정 계약 사항을 포함할 수 없게 했다. 2011년 제정된 ‘사내하도급근로자 근로 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는 동종·유사 업무 정규직·비정규직의 동등한 임금 결정 노력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보호 가이드라인 폐기를 요청하며 토론회 참석을 거부했다. 양대노총은 이날 공동으로 낸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강행 추진을 위한 구색으로 쓰이고, 본질적인 비정규직 해법을 회피해 사회적 비난을 피해보려는 껍데기 대책”이라며 “법으로 규제해야 할 악습을 가이드라인으로 다루겠다는 것부터가 실현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고용부가 오는 8~9월 발표할 예정인 ‘2차 노동시장 개혁’에는 노동계는 반대해온 기간제·파견 관련 규제 완화가 포함될 예정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 제한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55세 이상 파견 노동자의 파견 허용 업종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 개정 요구 사항에는 노동계가 요구해온 핵심 대책들은 빠져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가이드라인은 정규직 전환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서 노동시장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떨어뜨리는 조치”는 입장이라 노사 모두의 반대에 부딪힌 고용부의 가이드라인 제·개정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