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연 유통상인연합회 회장
인태연 유통상인연합회 회장
‘최저임금 1만원’은 노동자들만의 구호가 아니었다. 지난 17일과 24일 열린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요구 기자회견에는 2000여명의 자영업자가 가입한 전국유통상인연합회가 함께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영세·중소기업’의 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최저임금 동결안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인태연(사진) 유통상인연합회 회장은 26일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영업자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건 핑계”라며 “상생의 대상인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인 회장은 인천에서 15년째 의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 회장은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우리가 고용하는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아니라 재벌·대기업들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정말 자영업자를 생각한다면 대기업이 중소 자영업자 시장 파괴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유통상인연합회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으려 자영업자들이 2010년 출범시킨 조직이다. 그는 또 “노동자의 임금 향상은 이들의 구매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노동자가 없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데 이들의 임금 인상을 막으면 그만큼 우리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노동자와 자영업자는 대립관계가 아닌 상생관계라는 의미다.
인 회장은 “대기업은 노동자의 임금 인상에 반대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두루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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