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다친 경험이 있는 조선업 ‘물량팀’ 노동자 10명 중 9명(94.3%)이 산재 처리를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물량팀’은 하청업체 등에 일시적으로 고용돼 상대적으로 위험한 업무를 짧은 기간 안에 수행하는 일시 고용 노동자들을 일컫는 업계 용어다. 열악한 노동조건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가 없다.
금속노조가 2일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등에서 일하는 물량팀 노동자 489명을 대상으로 설문·심층 면접 조사를 한 ‘2015년 조선업종 물량팀 노동조건실태 연구’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산재 위험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이 과반인 55%에 이른다. 저임금(52.5%), 고용불안(47.9%)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사고나 아픈 경험이 있는 163명 중 산재보험으로 치료한 사람은 5.7%뿐이다. 대신 산재로 처리하지 않고 회사가 치료비를 지원하는 공상 처리(65.6%)나 자비 치료(29%)가 대부분이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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