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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삼성백혈병 가족위 “삼성과 직접 협상”…조정위 결렬 위기

등록 2015-08-10 20:15수정 2015-08-10 22:00

다음주 후속조정 절차 앞두고
조정위에 ‘추가조정 보류’ 요구
“9월말까지 협상 마무리할 것”
재발방지 등 사회적 해결 빨간불
‘삼성 직업병 가족 대책위원회’(가대위)가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 참여를 보류하고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내세우며 지난해 12월 출범한 조정위의 활동이 결실을 맺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대위는 10일 ‘입장 자료’를 내어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통해 사과와 보상문제를 신속히 합의하고자 한다. 9월말을 1차 시한으로 해 협상을 마무리하려 노력할 것”이라며 “조정위는 그때까지 조정기일의 지정을 보류해 달라”고 밝혔다.

2007년 3월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당시 23살)씨의 죽음 이후 제기된 삼성전자 반도체·엘시디(LCD) 공장의 직업병 문제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반올림의 문제제기 끝에 지난해 5월 권오현 대표이사의 사과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삼성과 반올림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교섭에 참여한 피해자·가족 8명 중 6명은 지난해 8월 따로 가대위를 꾸렸다. 가대위의 제안을 삼성이 수용하면서 지난해 10월 조정위 구성이 합의됐고, 처음엔 “삼성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며 반대하던 반올림이 조정위의 참여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출범하게 됐다. 조정위는 출범 8개월 만인 지난달 23일 공익법인 설립을 통해 보상·재발방지를 추진하는 조정권고안을 내어 삼성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 해결’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조정위와 공익법인 구성을 제안했던 가대위가 오는 17~21일 후속 조정절차를 앞두고 이날 ‘직접 교섭’을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조정위가 유명무실화할 위기에 놓였다. 그동안 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피해자들을 대변해온 반올림도 삼성과의 직업병 문제 논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

송창호 가대위 대표는 “조정위의 추가 조정에 참여하지 않고 삼성과의 직접 교섭을 제안한 것”이라며 “빠른 보상을 요구했지만 공익법인을 둘러싼 진통이 보상문제까지 번지면 보상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애정 가대위 간사도 “조정권고안에 대한 수정안을 보면 대책마련은 아직 어렵지만 사과나 보상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빠른 협상과 의견 조율을 위해 직접 교섭을 하고, 합의가 되지 않는 부분은 조정을 받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임원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반올림 공유정옥 활동가는 “세 주체가 각자 수정안을 제시해 실질적인 조정을 시작하기도 전인데 가대위가 한달 반이나 조정 중단을 요구해 당혹스럽다”며 “가대위 여섯 분의 절박함은 인정하지만 이 문제의 당사자는 그분들만이 아니다. 조정에 참여하는 모두가 사회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책임있게 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대표(가톨릭대 교수)도 “삼성이 조정위의 공익법인 설립을 통한 해결안을 거절한 상황에서 양자 간의 직접 교섭은 보상을 우선적으로 하고 사과나 재발방지 대책은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민경 이정훈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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