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질나쁜 일자리 때문
부모소득 높을수록 비율높아
부모소득 높을수록 비율높아
대학을 졸업한 청년 절반이 부모한테서 경제적 지원 등을 받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실업의 심화로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탓으로 분석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0년 8월과 2011년 2월 대졸자 1만7376명을 대상으로 한 ‘직업 이동경로 조사’(2012년 9월 기준) 자료를 분석해 13일 공개한 ‘캥거루족의 실태와 과제’를 보면, 조사 대상자의 51.1%가 부모한테서 경제 또는 주거 지원을 받고 있다고 나타났다. 부모와 함께 살지만 용돈을 받지 않는 이는 35.2%, 부모와 동거하며 용돈까지 받는 이는 10.5%로 조사됐다. ‘주거 의존’ 캥거루족이 많다는 뜻이다.
캥거루족은 비캥거루족보다 취업자 수와 일자리 질이 떨어졌다. 캥거루족의 47.6%는 상용직, 34.6% 미취업, 14.7%는 임시 일용직이었다. 반면 비캥거루족은 79.4%가 상용직, 10.3%는 임시 일용직, 7.6%가 미취업자였다. 청년 취업난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캥거루족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캥거루족 비율이 높았다. 부모의 소득이 높고 자녀 소득이 낮을 때 캥거루족 비율이 82.6%로 가장 높았다. 반면 부모 소득이 낮고 자녀 소득이 높을 때 캥거루족 비율이 11.7%로 가장 낮았다. 캥거루족이 부모의 노후 준비를 방해해 결과적으로 부모와 자녀 모두한테 경제적 부담을 안길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적으로 부모에 의존하는 성인 자녀 규모가 작지 않고, 또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캥거루족 현상이 구조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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