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희망버스에 참가했다가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한경아씨가 24일 오후 서울 태평로 ‘노동시장 구조개악 반대’ 시국농성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억울한 처벌’ 항의 노역 앞둔 한경아씨
2011년 6월12일 새벽 1시께 700여명의 시민이 사다리를 타고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안으로 들어갔다.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35m 높이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한 ‘희망버스’ 탑승자들이었다. 그곳에 한경아(50)씨도 있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노동시장 구조개악 반대’ 농성장에서 만난 한씨는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경찰이 2009년 8월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하던 쌍용차 노동자들처럼 진압할까봐 걱정돼 희망버스를 탔다”며 “함께 밤을 새운 그날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연대의 대가는 비쌌다. 한씨는 한진중공업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돼 희망버스 참가자 중 처음으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기소된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지원하려 만든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는 지금까지 168명한테 선고된 벌금이 1억8000여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산지법은 이날도 신유하 문화연대 활동가에게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쌍용차 진압사태 재연 막으려
한진중공업행 버스 올랐다가
무단침입으로 100만원 벌금형 “피해자 도왔을 뿐인데 억울
희망버스 갈 곳 아직도 많은데
그걸 죄라고 막으면 계속 싸울 것” 벌금 미납으로 지난 13일부터 지명수배되고 통장까지 압류된 한씨는 벌금 납부 대신 20일간의 노역을 선택했다. 벌금을 낼 만큼의 ‘죄’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씨는 “회사에서 쫓겨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과 김진숙 지도위원을 도우려 간 우리들은 강도당한 사람을 도운 착한 사마리아인이었다”며 “김진숙 지도위원도 무사히 내려오고 한진중공업 해고자들도 복직됐는데, 사람을 살린 우리에게 국가가 벌금을 내라는 게 분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 공동체’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한씨는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비정규직 투쟁,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투쟁 등에서도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시간이 흘러도 연대의 손길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은 줄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위 광고판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고판에서 4명의 노동자가 1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이고,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을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5일 노사정 합의로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산’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씨는 노조마저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마주할 현실이 안타까워 이날 검찰 출두 전 마지막으로 시국농성장을 찾았다. 그는 “우리 사회는 노동자를 일자리에서 너무 쉽게 쫓아내고 있다”며 “홀로 싸우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고픈 희망버스가 가야 할 곳이 아직도 많은데 그것을 죄라고 막고 있는 국가와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한진중공업행 버스 올랐다가
무단침입으로 100만원 벌금형 “피해자 도왔을 뿐인데 억울
희망버스 갈 곳 아직도 많은데
그걸 죄라고 막으면 계속 싸울 것” 벌금 미납으로 지난 13일부터 지명수배되고 통장까지 압류된 한씨는 벌금 납부 대신 20일간의 노역을 선택했다. 벌금을 낼 만큼의 ‘죄’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씨는 “회사에서 쫓겨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과 김진숙 지도위원을 도우려 간 우리들은 강도당한 사람을 도운 착한 사마리아인이었다”며 “김진숙 지도위원도 무사히 내려오고 한진중공업 해고자들도 복직됐는데, 사람을 살린 우리에게 국가가 벌금을 내라는 게 분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 공동체’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한씨는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비정규직 투쟁,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투쟁 등에서도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시간이 흘러도 연대의 손길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은 줄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위 광고판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고판에서 4명의 노동자가 1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이고,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을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5일 노사정 합의로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산’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씨는 노조마저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마주할 현실이 안타까워 이날 검찰 출두 전 마지막으로 시국농성장을 찾았다. 그는 “우리 사회는 노동자를 일자리에서 너무 쉽게 쫓아내고 있다”며 “홀로 싸우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고픈 희망버스가 가야 할 곳이 아직도 많은데 그것을 죄라고 막고 있는 국가와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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