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선박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현대중공업에는 사내 하청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 4만여 명이 근무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300명이상 대기업 가운데 간접고용 노동자 규모가 가장 크다(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 고용형태 공시결과 발표 기준). 박승화 기자
12m 아래 추락했던 이아무개씨 한달 투병 끝 5일 숨져
선박 블록에 부딪혀 12m 아래로 추락했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가 한 달여 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명의 하청노동자 사망 사고로 논란이 됐던 현대중에서 올해도 3명의 하청노동자가 일하다 숨졌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추락으로 두개골이 골절돼 뇌수술을 받고 투병하던 하청노동자 이아무개(29)씨가 5일 뇌사판정을 받고 숨졌다고 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9월2일 저녁 10시10분께 울산 동구 현대중에서 선박 블록 받침대 철거 작업 등을 하다가 크레인에 묶여 이동하던 선박 블록에 맞아 12m 아래 도크로 떨어졌다. 지회는 “선박 블록을 크레인으로 옮길 때는 바람에 흔들리거나 균형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아래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술을 받고 33일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깨어나지 못한 채 숨졌다. 그는 사고난 지 이틀 뒤인 9월4일에 태어난 아이까지 세 아이의 아버지였고, 현대중 정규직 노동자의 아들이었다.
지회는 보도자료를 내어 “현대중의 안전 관리하에 작업을 하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원청은 사고 이후 어떠한 책임도 지고 있지 않다”며 “위험업무의 무분별한 외주화로 사고가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는데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후보로 나선 현대중 최대 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하청노동자들의 안전과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하며 오는 23일 국제축구연맹과 국제노동기구(ILO)가 있는 스위스 원정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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