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동안 주 60시간가량 격무
근로공단 상대 유족급여 소송서 이겨
근로공단 상대 유족급여 소송서 이겨
법원이 과도한 일을 맡아 하다 돌연사한 직원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는 현대모비스 과장으로 일하다 2011년 12월 숨진 김아무개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2011년 12월16일 새벽 6시30분 집에서 출근 준비를 하다가 가슴이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통증이 있다며 식은땀을 흘리다 의식을 잃었다. 심장이 멈춘 상태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쳐 치료를 받던 김씨는 엿새 뒤 ‘패혈성 쇼크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김씨의 아내는 이듬해 6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으나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해외재고관리팀에서 일하던 김씨는 2011년 11월 상사인 차장 2명이 잇따라 해외주재원 파견 명령을 받아 교육에 나가게 되면서 그들의 업무를 대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 사망 전 2주일 동안은 일주일에 60시간이 넘게 일했으며, 4주간 일주일 평균 58시간43분 근무했다. 김씨는 숨지기 두달 전 건강검진에서 비만관리와 혈압관리가 필요하며 고지혈증에 대한 식이조절 및 약물 치료 필요 여부 판단을 위해 의사 진료를 권고받긴 했지만 ‘정상’ 판정이 나왔다. 재판부는 “김씨가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며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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