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조 파괴, 현대차가 직접 개입”

민주노총·은수미 의원, 검찰자료 공개
“창조컨설팅 등과 매주 대책 논의”

현대자동차가 협력업체인 유성기업에 조직된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데 직접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성기업이 복수노조로 설립된 유성노조(기업노조)에 노동자들을 가입 회유하는 과정에 현대차가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는 등 노무관리 전반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내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에 진행된 유성기업 노조 파괴 과정에 현대차가 직접 개입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며 유성기업 부당노동행위를 수사했던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을 보면, 현대차 구동부품개발실의 최아무개 이사대우는 자신의 부하 직원들한테 보낸 전자우편에서 “신규노조(기업노조) 가입 인원이 최근 1주일간 1명도 없는데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점검하라”며 “9월20일까지 220명, 9월30일 250명, 10월10일 290명 목표로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1명도 없는 이유가 뭔지 강하게 전달하라”고 말했다. 최 이사대우는 “매주 1회 회사(유성기업), 창조(컨설팅)를 불러서 주간 실적 및 차주 계획,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토요일 아침에 보고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주문했고, 현대차 강아무개 차장은 이 전자우편을 유성기업 전무한테 그대로 전달하며 “전무님. 아래 안건 관련해 9월22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하고자 합니다. 유아무개 사장(유성기업)님과 창조(컨설팅) 측을 모시고 회의하고자 하오니 참석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유성기업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현대차 본사에 모여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는 정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속노조의 현대차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고소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대법원의 재정신청 기각 결정으로 종료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