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택, 정택용 사진가의 사진으로 만든 비정규직 노동자 영상>
강원도 삼척에 있는 동양시멘트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지난 8월부터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서울 종로구 삼표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이들을 “동양시멘트의 정규직”으로 인정했지만 돌아온 것은 ‘계약 해지’ 즉 사실상 해고였다.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의 복귀를 요구하며 집이 있는 강원도를 떠나 기약 없는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2010년 “현대차의 정규직임을 확인해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현대차의 정규직”이라는 1심 판결에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서울고등법원의 재판이 있을 때마다 울산, 전주, 아산에 있는 당사자들은 서울에 온다.
<송곳>의 실화인 이랜드 홈에버 비정규직, 케이티엑스 여승무원, 학교 비정규직,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티브로드·씨앤엠 케이블 방송·인터넷 설치·수리 기사, 현대·기아차·현대중공업·지엠대우 사내하청 노동자, 삼성전자서비스 설치·수리 기사 등 지난 20여 년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화, 해고·임금체불 해결,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거리에 섰다. 서울에 살지 않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장기투쟁의 고통 못지 않게 당장 부딪치는 '의식주 문제'까지 이중고에 시달렸다. 설령 몸 누일 집이 가까이에 있다 해도, 집을 나선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줄 곳은 많지 않았다.
이에 비정규노동자와 비정규노동자들의 곁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이 모여 ‘비정규노동자의 집’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 문을 열 예정인 비정규노동자의 집은 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따뜻한 밥을 먹고, 깨끗이 씻을 수 있고, 포근하게 잘 수 있는 쉼터로 사용될 예정이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후원으로 비정규노동자의 집 설립에 동참할 수 있다.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024801-04-403987 황철우(비정규노동자의 집)으로 자세한 사항은 010-6317-3460, nodonghouse@gmail.com로 문의하면 된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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