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불법파업이라도 예상 가능했다면 처벌 못해”
“절차따라 파업해 충분히 예측 가능”
사쪽 부당노동행위는 유죄 판결
노조엔 공동주거침입죄만 물어
“절차따라 파업해 충분히 예측 가능”
사쪽 부당노동행위는 유죄 판결
노조엔 공동주거침입죄만 물어
불법파업이라도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파업이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면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010년 불법파업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상신브레이크지회 조합원 이아무개(45)씨 등의 업무방해 혐의가 무죄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직장폐쇄를 하고 조합원들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통제하는 등 부당 노동행위 혐의로 기소된 김효일 상신브레이크 대표이사 등 2명에게 원심대로 유죄를 확정했다.
상신브레이크지회는 2010년 6월부터 8월까지 계열사 라인 증설 및 부지 매입과 관련한 노사협의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 활동을 벌였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상신브레이크지회의 파업이 불법이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회사가 파업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업무방해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여 “(파업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해야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신브레이크지회가 파업을 진행하면서 노동조합법이 정한 절차를 모두 거쳐 회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격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상신브레이크지회 조합원들이 파업 과정에서 경비용역을 뚫고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9시간 가까이 회사 안에 머무른 행위를 공동주거 침입이라고 보고 원심대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파업이 벌어지자 2010년 8월 직장폐쇄를 하고 조합원들의 노조사무실을 출입을 막은 뒤 회사가 선발한 인원만 사업장에 복귀시킨 행위 등이 노조 와해를 위한 것이라고 보고 김 대표이사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상신브레이크지회는 “이번 판결을 통해 2010년 용역깡패를 동원한 직장폐쇄와 노조파괴 공작이 사쪽의 부당 노동행위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벌금 200만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서는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를 막아낼 수 없으므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환봉 노현웅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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