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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기본급 132만원 마트 노동자 “딸 태권도장 보내고 싶어요”

등록 2016-06-15 17:57수정 2016-06-16 08:35

대형마트 노동자 저임금 실태 증언
“126만원으론 생활비조차 빠듯
최저임금 월 209만원으로 인상을”

생활비를 보태주는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해요(시급 6430원, 비정규직 여성 마트노동자)

6살짜리 딸 태권도 도장 보내는 것이 꿈이에요(기본급 132만9000원, 입사 9년차 정규직 남성 마트노동자)

최저임금 인상률이 곧 자신들의 임금인상률이 돼 왔던 대기업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저임금 실태에 대해 증언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15일 오전 민주노총 유통서비스 전략조직 사업단과 마트산업 노동조합 준비위원회는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재벌마트 비정규직 노동자 저임금 실태증언’ 기자회견을 열어 마트노동자들의 임금 명세서를 공개하고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위해 최저임금 1만원, 월 209만원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임금명세서를 보면 마트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 파트타임을 불문하고 최저임금(시급 6030원, 월 126만원)을 겨우 웃도는 임금을 받고 있었다. ㄱ마트 무기계약직은 하루 8시간 근무하면서 기본급과 수당을 합쳐 133만5000원에 그쳐 최저임금보다 7만원을 많았다. 이 마트의 단시간 기간제는 시급이 6170원에 불과했다. 하루 4~8시간 일하는 ㄴ마트 시급은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6430원이었고, 하루7시간 근무하는 ㄷ마트는 시급이 6400원이었다.

20대 후반의 두 자녀와 함께 살면서 홈플러스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권혜선(56)씨는 하루 8시간동안 일하면서 시급 6430원을 받는다. 권씨는 “월 평균 126만원정도를 받는데, 공과금, 통신비, 보험료, 교통비 등을 제하고 나면 대충 30만원이 남는다”며 “부족한 생활비는 자식들이 보태주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200만원이 되면 아이들이 주던 돈을 저축해서 나중에 큰돈이 필요할 때 보태주고 싶다”고 말했다.

시급 6400원에 하루 7시간씩 일해 실수령액 114만원을 받는 이현숙(43)씨는 미혼단신노동자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사한 지난해 미혼단신노동자의 평균 월 생계비는 155만3390원이었는데 이씨가 받는 월급은 이에 한참 못미쳤다. 이씨는 “월세, 공과금, 기본생활비 등을 제하면 월급이 10만원이 남는데 물가가 비싼 서울에선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재벌마트 비정규직 노동자 저임금 실태 증언' 기자회견에서 홈플러스 노동자 최대영(37)씨가 자신의 임금명세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15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재벌마트 비정규직 노동자 저임금 실태 증언' 기자회견에서 홈플러스 노동자 최대영(37)씨가 자신의 임금명세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홈플러스 정규직 7년차 노동자 최대영(37)씨는 기본급이 132만9000원에 불과했다. 3살, 6살짜리 두딸의 아버지라는 최씨는 수당 등을 더해 실수령액 기준 한달 165만원을 받고 있었다. 최씨는 “집안의 맞사위자 장손인데 생활이 빠듯해 집안 모임을 가는 것도 꺼려진다”며 “월급이 오르면 딸을 하얀 도복 입혀 태권도장 보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김기완 홈플러스 노조 위원장은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지난해 48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처지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10년전 마트노동자들의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1000원 남짓 높았지만 이제는 딱 달라붙어있는 상태”라며 “최저임금 위원회가 교섭권을 갖지 못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만큼, 마트노동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심의를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16일 4차 전원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한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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