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이 24일 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앞 6m 높이 구조물에서 지난 3월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광호씨의 영정을 들고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작가 노순택씨 제공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대한 원청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의 책임을 주장해왔던 금속노조 아산지회 노동자가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앞에서 망루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 자본 처벌! 한광호 열사 투쟁승리! 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 범대위)는 24일 밤 11시40분부터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 윤영호 지회장이 현대차 양재동 사옥 앞에서 고공 망루농성에 돌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윤 지회장은 유성기업 노조 탄압과 관련해 이곳에서 집회를 연 뒤 지난 3월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성지회 조합원 한광호씨의 영정을 들고 6미터 구조물 위로 올라갔다. 이날은 한씨가 숨진 지 100일이 되는 날로, 금속노조 조합원 등 1000여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경찰은 망루 주변에 있던 집회 참가자들을 몰아낸 뒤 접근을 막고 있다.
유성범대위는 한씨가 목숨을 끊은 이유를 회사의 노조 탄압과 그 일환으로 진행된 징계 압박으로 보고, 유성기업과 현대자동차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왔다. 유성범대위는 “이 농성은 100일이 지나도록 차가운 냉동고에 갇혀있는 한광호 열사의 한을 담은 것”이라며 “현대차와 유성기업은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유성기업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2012년 노조의 파업에 공격적 직장폐쇄로 대응한 뒤 용역업체를 동원해 폭력사태를 빚은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이 시나리오에 원청인 현대차가 개입돼 있다는 문건이 공개됐고,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노조파괴 책임을 물어 현대차에 대한 처벌을 요구해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