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고용부 장관 “현대차 노조, 협력업체 열정페이 요구” 비난… 노조 “재벌 요구만 대변” 반발

등록 2016-07-18 18:32

이기권 장관, 고용 정책 설명 중
“국민들이 ‘갑중의 갑’으로 인식…
양보 통해 하청업체 처우개선” 주장
노조 “격차 해소는 정규직 양보 아닌
재벌 누려온 이익 통해 실현해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오는 20일과 22일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장관은 “현대차 노조 조합원의 고임금이 노동자들 노력의 대가 가져가는 것 아닌지, 상시적인 열정페이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닌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파업에 대해서도 “반드시 자제하고 근절돼야 할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일제히 성명을 내어 “청년 채용·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주장해온 노동조합의 요구를 외면하고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 장관을 맹비난했다.

이 장관의 발언은 18일 오전 세종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고용노동정책 방향 브리핑’ 자리에서 나왔다. 이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 30분 가운데 절반 남짓을 현대차 노조와 노조의 파업을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이 장관은 정규직 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협력업체 노동자 처우개선에 쓰도록 합의한 에스케이(SK) 하이닉스의 사례를 들며 “고임금을 받는 노동조합이 양보하면 기업이 더 많은 투자를 해 협력업체 노동자들 처우를 개선하고 청년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 노사의 교섭상황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연봉 9700만원을 받고 세자녀 학자금까지 받으면서 임금인상을 7.2% 요구하고 파업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현대차 조합원을 ‘갑 중의 갑’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노사 교섭에 개입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편을 올해 이행하기로 한 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년 현대차의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준비하고 있는 파업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전체 사업장에 대한 연대 총파업은 국제사회에 전례가 없는 것으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상위 10%인 대기업·공공기관이 중심이 돼 시민들에게 불편주는 것은 90%에 해당하는 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20일 ‘노동개악·성과연봉제 반대’ 등을 내건 총파업을, 금속노조는 오는 22일 ‘재벌개혁·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즉각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박정미 금속노조 정책실장은 “금속노조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원·하청 노동자 격차 해소를 위해 현대차그룹과의 공동교섭을 요구해왔다”며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사실에 대해선 이 장관은 눈을 감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가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낸 공동교섭 요구안을 보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오너일가 주식배당금 20%를 사회연대기금에 사용 △납품업체 납품단가 결정 때 원가·물가연동제 및 협력업체 초과 이익공유제 도입 등이 포함돼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이 수년째 산업별 교섭에 불참하고 관련 요구가 개별기업 차원에서 해결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올해부터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한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박 실장은 “협력업체 노동자들과의 격차해소는 동의하지만 정규직 노조의 양보가 아닌 재벌이 누려온 이익을 통해 실현해야 하는 것”이라며 “설사 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을 동결한 만큼 회사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위해 쓴다고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이를 감시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파업은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단체행동으로 비정규직 확대 노동개악법안 반대 및 재벌개혁·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고임금·대기업 노동자들이 임금손실을 감수하며 대정부 요구를 걸고 파업하는 이유는 정부가 하지 않는 대기업 자본의 횡포를 개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도 성명을 내어 “이 장관이 호전적인 주장으로 사실을 숨기면서 현대기아차 자본의 요구만 대면하고 있다”며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