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노동자 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갈월동 갑을오토텍 본사인 갑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노조파괴 중단과 직장폐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갑을오토텍 회사 쪽이 공장에 경비용역을 배치한 지 11일만인 11일 경비용역을 철수했다. 회사는 경비용역을 철수하며 “대체생산을 막지 않으면 노조와 교섭에 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농성 중인 노조는 “직장폐쇄 철회가 먼저”라고 맞섰다.
12일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회사가 배치한 경비용역은 지난 11일 오후 4시께 모두 철수했다. 이는 회사가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비원을 즉시 철수하고, 노조가 관리직 직원 출근과 대체생산을 막지 않으면 노조와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12일 오전부터는 회사 관리직 사원 60여명이 노조가 막고 있는 공장 정문 앞에서 대기 중이다. 300명 가까운 경찰병력 역시 여전히 정문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노조는 이날 아침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의 기자회견은 기존 회사의 입장에 비해 전향적인 것이 아니라 한참 후퇴한 것”이라며 “공권력 투입 명분쌓기용”이라고 회사를 비판했다. 노조는 “직장폐쇄 3일째인 지난달 28일 단체교섭에서 회사쪽은 ‘노조가 파업을 풀면 직장폐쇄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는데, 11일 내놓은 입장은 ‘대체근로를 할 수 있게 해주면 대화에 임하겠다’는 ‘조건부 교섭에 그쳤다”며 “현 사태의 원인이 노조의 파업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현재도 단체교섭이 진행 중이며, 지난 4차례 교섭에 응하지 않는 것은 노조가 아니라 회사”라며 “교섭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으니 즉각 응하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공권력 투입시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민 1만1000명의 공권력 투입 반대 서명용지를 경찰청에 전달하면서 “경찰의 공권력 투입 시도는 불법을 저지른 갑을오토텍에 면죄부를 씌워주는 것이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장기화시키는 것”이라며 “공권력 투입이 없을 것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갑을오토텍 회사 쪽은 직장폐쇄와 함께 노조 집행부 등을 고소한 이후 공권력 투입요청을 해왔으며, 갑을오토텍의 납품을 받는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이들도 이달 초부터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는 글 40여건을 경찰청 누리집에 올리기도 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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