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공공기관 9.27 파업 지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양대노총 공공·금융부문 노동조합이 오는 22일부터 성과연봉제 반대를 내건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공기관의 성과주의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빼앗는다”며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비정규직을 외면한 이기적 행태”라고 비판한 것에 반박하는 모양새다.
공공기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산하 조합원으로 두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을 늘리고 쥐어짜는 공공부문 성과퇴출제를 중단하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청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된 인천공항역지부 박대성 지부장은 “인천공항이 항상 공공기관 평가 상위권이었지만, 공사 운영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줄일 때 공사의 성과와 수익이 올라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양질의 공공서비스가 아니라 더 많은 수익 확보를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6월말 기준 정규직은 1100명이지만 직·간접고용 비정규직은 6800여명에 이른다.
서울대병원 간접고용 청소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병원지회 민들레분회 이연순 분회장도 “성과연봉제는 정규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13일 지진으로 인한 유일한 사망 피해자는 철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고, 이는 정부가 적정인력을 보장하지 않고 좋은 기관평가를 위해 기관들이 비정규직 늘리기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성과연봉제는 성과만능주의 시스템의 완성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소요되는 인센티브 1680억원 등의 재원은 비정규직 임금인상과 차별철폐에 투자해 고용안정과 정규직화에 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는 간접고용 6만8841명, 직접고용 4만1196명 등 11만명에 이른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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