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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회사 징계조사 앞두고 자살’ 유성기업 노동자 산재인정

등록 2016-10-18 17:42수정 2016-10-18 19:29

근로복지공단 “노조활동 관련 갈등으로
우울증 상태…업무상 인과관계 있다”
회사쪽 “개인적 사유” 주장 불수용
유성범대위 “노조파괴 끝내야”
노조활동을 하다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은 뒤 또다른 징계 조사를 앞두고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지회 조합원 한광호씨가 산업재해 사망으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유성기업은 “한씨의 죽음은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근로복지공단이 한씨의 죽음과 회사와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한씨는 수년간 노조활동와 관련된 갈등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겼고, 자살도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한씨의 유족이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18일 밝혔다. 한씨는 2011년 회사와 노조가 극심한 갈등을 빚던 당시 ‘불법파업을 벌였다’는 이유로 견책을 받았고, 2013년에는 노조활동에 대한 회사 관리자들과의 대치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출근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10일엔 회사로부터 징계를 위한 ‘사실조사 출석요구서’를 받은 뒤 동료들에게 우울감을 호소했고 7일 뒤인 3월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씨에 대한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보면 “고인이 생전에 심리상담 시행 때 검사결과 등으로 보아 중증의 우울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 보이며, 음주와 병원치료 거부는 고인의 문제로 보이나 그렇게 판단하기까지의 과정 역시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수년간 노조활동과 관련한 갈등으로 인해 우울증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사건 발생 1주전의 사실조사 출석요구서가 정신적 압박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판단되고, 자살 당일의 행동이 일상적이지 않아 판단력 상실 상태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노조는 “한씨가 사실조사 출석요구를 해고 수순으로 받아들였으며, 평소에도 치료는 받지 못했지만 회사의 임금삭감·고소고발·징계 등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해왔다”며 “한씨의 죽음에 유성기업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회사쪽은 한씨가 숨지기 전에 유서 등을 남기지 않았고, 우울증 진단경력이 없었던 점을 들어 “자살이 유성기업의 노무지휘권을 사실상 박탈당한 상태에서 불법적인 노조 활동을 함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사업주인 유성기업의 지배 관리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원인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맞서 왔다. 현대자동차 부품회사인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 자문을 받아 이른바 ‘노조파괴’ 활동을 벌였다는 비판을 노조 쪽으로부터 받아왔다. ‘노조파괴 유성기업·현대자동차 처벌 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범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어 “공단의 산재 인정을 환영한다”며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은 판정을 겸허히 인정하고 노조파괴를 끝내기 위한 특단의 조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2011년 회사쪽에 가까운 제2노조를 설립해 노조활동에 지배개입한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로 기소돼 내달 4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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