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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조양호 한진 회장, 뒤늦은 청년희망재단 기부 왜?

등록 2016-11-09 14:06수정 2016-11-09 14:25

지난해 11월 발표해놓고 기부는 지난 7월
다른 총수들은 올해 1월까지 다 마쳐
평창 조직위원장 사퇴·한진해운 구조조정 영향?
“청년희망재단은 고용부판 미르재단” 지적
한진 쪽 “임원들 모금 늦어진 탓일 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0월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진해운 부실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물류대란을 일으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0월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진해운 부실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물류대란을 일으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청년희망재단에 22억원을 뒤늦게 기부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 총수들은 지난해 10월~지난 1월 사이에 기부금을 냈다.

8일 한국노총이 공개한 ‘청년희망재단 고액기부자 명단’을 보면, 조 회장은 지난 7월21일 22억원을 청년희망재단에 기부했다. 한진그룹 쪽은 청년희망재단에 대한 기부 발표가 이어지던 지난해 11월 조 회장이 사재로 22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총수들이 지난 1월말까지 기금 납부를 완료한 데 반해 조 회장은 여섯달이 지난 7월에서야 기부금을 낸 것이다. 청년희망재단에 대한 기부는 대부분 올해 1월까지 이루어졌으며 올해 2월 이후 2000만원 이상의 고액기부자는 3월 홍명보 장학재단(3000만원), 7월 ㈜신세계·신세계푸드·이마트·스타벅스코리아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임직원들(5억원), 조 회장 등 3곳 뿐이다.

조 회장이 ‘지각 기부금’을 낸 7월은, 한진해운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고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한창인 시기였다. 조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한진해운은 지난 5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고, 결국 8월30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조 회장은 채권단과 정부 쪽으로부터 사재출연 압박을 받아 지난 9월6일 대표이사를 사임하며 사재 400억원을 출연했다.

이 시기는 조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돌연 사퇴한 때와도 맞닿아 있다. 조 회장은 지난 5월3일 2014년 7월 이후 맡고 있던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관과 언론 등에서 조 회장이 미르재단에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10억원을 기부한 것 등이 작용했다거나, 최순실씨 관련 회사에 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을 맡기려는 것에 반대해 사퇴압력을 문체부로부터 받았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고, 조 회장은 최근 “90%는 맞는 얘기”라고 시인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계 된 것도 미르재단에 10억원 밖에 안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재계 관계자들이 많다”고 발언한 바 있다.

코너에 몰린 조 회장이 청년희망재단 기부금으로 뒤늦게나마 정권에 ‘성의’를 보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준영 한국노총 대변인은 “기업 임직원이나 총수들의 기부금 납부액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의 기부금 액수와 유사한데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납부했다고 납득하긴 어려워보인다”며 “재단이 한 점 의혹이 없다면,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검증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하며 설립됐다. 박 대통령이 2000만원을 기부해 1호 기부자가 됐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억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0억원,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이 70억원을 내면서 연말까지 1238억원이 모였다. 지난달 말 기준 총 기부액은 1454억원이다. 대기업 총수와 임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기부금을 내고, 기부액 순위가 미르·케이스포츠재단의 기부금 순위와 비슷해 야당을 중심으로 “고용노동부판 미르·케이스포츠재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대한항공 쪽은 “지난해 11월 조양호 회장이 22억을, 한진그룹내 임원 170여명이 8억원을 모아 함께 기부하기로 발표를 해둔 상태였는데, 임원들의 기부금 모금이 늦어져 지난 7월에서야 납부하게 됐다”며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힘을 더하기 위해 좋은 취지로 기부한 것으로 최근 제기되는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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