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맥도날드분회 설립
회사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
“안전하고 인간적인 일자리 만들것”
회사 “법적요건 갖추면 교섭 응할 것”
회사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
“안전하고 인간적인 일자리 만들것”
회사 “법적요건 갖추면 교섭 응할 것”
“맥잡(맥도날드 일자리)을 굿잡(좋은 일자리)으로 만들겠습니다. 패스트푸드 일자리가 노동자에게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의 패스트푸드기업에선 처음으로 맥도날드에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은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알바노조 맥도날드분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분회장을 맡은 ㄱ씨는 기자회견에서 “맥도날드에 입사하게 된 것은 대기업이기 때문에 적어도 법 위반을 하지는 않을 거라는 말 때문이었다”며 “맥도날드는 표면적으로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듯했지만, 업무 준비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치지 않고 근무에 필요한 물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알바노동자들이 잘 모르는 권리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45초 안에 햄버거를 만들어야 하는 등 악명높은 노동강도 때문에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를 ‘맥노예’라고 부른다”며 “나와 내 동료들이 더 행복하고 안전하고 인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맥도날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알바노조는 2014년부터 업무 준비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거나 손님이 없을 때 조퇴시키는 ‘꺾기’ 관행을 비롯해 ‘45초 안에 햄버거 완성’, ‘17분 30초 안에 배달완료’ 지침 등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며 맥도날드 매장 점거시위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이날 알바노조가 발표한 패스트푸드 전·현직 알바노동자 100명을 상대로 시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9%가 10분이 넘는 업무 준비시간에 대한 임금을 받지 못했고, 42%가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조퇴나 출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중 다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도 68%에 달했으나, 산재처리를 받은 이는 15%에 그쳤다.
맥도날드분회 조합원은 현직 노동자가 대다수로, 전직 노동자까지 가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가현 알바노조 기획팀장은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맥도날드 쪽에 우편으로 보낸 뒤 오는 29일까지 단체교섭 수락을 기다리고, 응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노조가 법적 요건을 갖춰 교섭을 요구한다면 노동조합의 권리는 충분히 보장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10일 오전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활동가가 서울 광화문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알바노조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