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내년 고용 전망
구조조정, 경기둔화 등 원인
베이비부머 60대 진입으로 취업자수 둔화
자영업자 증가세로 전환 ‘이상징후’
1~10월 청년실업자 증가 지난해 두배
구조조정, 경기둔화 등 원인
베이비부머 60대 진입으로 취업자수 둔화
자영업자 증가세로 전환 ‘이상징후’
1~10월 청년실업자 증가 지난해 두배
산업구조조정과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내년도 실업률이 3.9%로 경제위기 막바지였던 2001년 이래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올 상반기부터 자영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증가폭도 점점 커져 가계부채 증가와 고용의 질 악화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3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노동시장 평가와 2017년 고용 전망’ 보고서를 보면, 내년 취업자는 2651만6천명으로, 올해보다 28만4천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실업률은 3.7%, 내년엔 이보다 0.2%p 증가한 3.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업률 3.9%는 2001년(4.0%) 이후 최고치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산업 구조조정과 경기둔화 양상이 뚜렷해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직자는 늘어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취업자수 증가가 둔화하는 것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취업자수 증가를 이끌었던 50대 베이비붐 세대가 60대에 점차 진입함에 따라 50대 인구 증가폭이 둔화하는 인구구조 변화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상용직 노동자·임금노동자의 증가폭까지 감소시켜 취업자수 증가 둔화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 노동자는 올해 1분기 51만8천명, 2분기 45만7천명, 3분기 31만6천명으로 증가폭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금노동자의 증가폭도 3분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만3천명이나 줄어들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청년층 고용위기도 갈수록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0월 15~29살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평균 5만8천명 증가했으나, 6월 13만1천명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증가폭이 둔화하는 추세다. 반면 실업자는 1~10월 평균 4만4천명이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폭(1만5천명)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20대 실업률은 10.1%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임금노동자가 줄어드는 대신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는 것 역시 노동시장 변화에 중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내내 감소세를 보였던 자영업자 숫자가 올해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성 실장은 “경기가 둔화하면 내수 침체로 인해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것이 정상인데, 일자리가 없는 구직자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려 자영업자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영업 증가는 가계부채 악화 요인이자 일자리 질에 적신호”라고 밝혔다
성 실장은 “한국은행의 내년도 전망에 따라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상저하고’ 형태의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면 하반기에 노동시장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등의 불확실성이 현실화하면 하반기 회복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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