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2015년 ‘ 안전관리 소홀’ 사업장 264곳 공표
유성기업 2014년 이어 2년째 1위 오명
현대중공업은 하청업체에서 7명 사망
산재 보고 의무 위반 1위는 에버코스
유성기업 2014년 이어 2년째 1위 오명
현대중공업은 하청업체에서 7명 사망
산재 보고 의무 위반 1위는 에버코스
유성기업이 2년째(2014~2015년) 산업재해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나타났다. 산재 사망사고가 가장 많았던 곳은 현대중공업이었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율이 높았거나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 등 안전보건관리가 소홀한 264곳의 명단을 고용부 누리집 등을 통해 발표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연간 재해율이 동종 업종 평균재해율 이상인 사업장 중에 상위 10% 이내에 해당하는 사업장, 연간 사망사고가 2명 이상인 사업장으로 동종 업종 평균 사망 만인율 이상인 사업장, 산재 발생보고를 3년 이내 2번 이상 미보고한 사업장 등이 포함된다.
산재율이 가장 높은 사업장은 유성기업 영동공장으로 노동자 262명 가운데 39명의 재해자가 발생해 산재율이 14.89%나 됐다. 팜한농 울산공장이 11.19%, 물류업체인 아이엔티원의 인천사업장이 10.17%,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보수공사를 맡은 한국내화가 9.18%로 뒤를 이었다. 산재율 1위의 오명을 쓴 유성기업 영동공장은 2014년에도 15.53%로 공표대상 사업장 중에 가장 높았다. 유성기업의 또 다른 사업장인 아산공장의 올해 산재율도 4.59%로 높은 축에 속했다. 유성기업은 2011년 창조컨설팅의 자문에 따른 공격적 직장폐쇄와 경비용역 투입, 복수노조 설립으로 5년 넘도록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김성민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노조에 따른 차별적 처우 때문에 출근을 해도 마음이 편치 않고 작업 집중도가 떨어져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망사고가 가장 많았던 사업장은 울산 현대중공업으로 하청업체 7곳에서 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업체 1곳에서 6명이 숨진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이 2위, 부산 대선조선의 크레인 철거공사를 맡았던 아산금속이 4건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4년 발생한 사고지만, 지난해 공표 당시 원청의 책임 여부에 관한 형사소송이 확정이 안된 상태여서 이번 공표대상에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만 원하청 노동자 14명이 숨졌다. 지난해 공표대상 기업 가운데 사망사고가 가장 많았던 곳은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으로 하청업체에서 3명이 숨진 바 있다.
산재 발생보고 의무를 위반한 사업장은 충북 청주의 화장품 제조업체인 에버코스로 무려 29건의 산재 사고를 고용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뒤이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11건, 갑을오토텍 10건으로 나타났다. 에버코스는 지난해 7월 30대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으나, 회사에 도착한 119구급차를 돌려보내고 승합차를 이용해 회사 지정 병원에 이송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바람에 노동자가 숨져, 회사 대표·관리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명단 공표제도는 명단 공표를 통해 산재를 줄이기 위함인데, 매년 같은 사업장들이 상위권에 오르는 것을 보면 고용부의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산재 미보고의 경우에도 사망사고 등 특정 사안이 있을 때 대규모 감독을 벌여 밝히거나 노동자들의 고소·고발을 통해 밝히는 수준이어서 상시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세한 명단은 고용노동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산업재해율 상위 10곳 사업장 명단. 자료: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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