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출신 김정래 사장 부임 이후
하이닉스·현대오일뱅크 출신 2명 전문계약직 채용
면접은 전화로 하고 면접과정 기록 전혀 없어
현대오일뱅크 출신 다른 2명도 계약직 채용
노조 “사장 측근 이용 경영 도 넘어”
하이닉스·현대오일뱅크 출신 2명 전문계약직 채용
면접은 전화로 하고 면접과정 기록 전혀 없어
현대오일뱅크 출신 다른 2명도 계약직 채용
노조 “사장 측근 이용 경영 도 넘어”
한국석유공사가 현 사장과 친분관계가 있는 인사들을 경영 관련 고문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하면서 이력서 관련 증빙서류도 받지 않고 채용 당시 면접에 관한 기록도 남기지 않은 사실이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실무자들에게 ‘경고’ ‘주의’ 등을 내리는데 그쳤다.
19일 한국석유공사 노동조합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래 사장이 평소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공사에 채용해 억대에 가까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며 “감사원은 김 사장이 전문계약직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체의 의혹 및 부당한 특혜들에 대하여 전면 조사하고, 문제가 있다면 채용 취소는 물론 이들의 채용을 지시한 사장에 대하여도 마땅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공개한 석유공사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한 바 있는 김 사장이 지난 2월 취임한 뒤, 공사는 경영 관련 고문 전문계약직으로 하이닉스 반도체 출신 김아무개씨를 2월24일에, 현대오일뱅크 출신의 김아무개씨를 4월1일에 연이어 특별채용했다. 이 두 사람은 김 사장과 이전에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감사결과 이 두 사람에 대한 면접은 전화로 이루어졌고 면접에 관한 기록도 아무것도 남겨져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사규정에 따라 채용 당시 신원진술서·경력증명서·학력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구비해야 함에도 감사가 이뤄진 지난 9월까지 이력서 내용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가 구비되지 않았다.
감사실은 “채용전형절차에 대한 관리소홀 및 관련 서류 미비는 채용 전형의 투명성·신뢰성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해당 업무를 해태한 관련 직원에 대해 재발방지 차원의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실무담당자 중 2명을 경고, 2명을 주의에 처하고 미비서류 구비·보완을 지시하는데 그쳤다.
석유공사는 이외에도 김 사장 취임 이후 현대중공업 출신 인사 2명을 공사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자회사 격인 오케이와이시(OKYC) 사장도 현대오일뱅크 출신으로 선임한 바 있다. 김병수 노조위원장은 “이들의 현대중공업·현대오일뱅크 근무경력이 석유공사의 전문성에 맞는다고 주장하지만, 석유 정제를 하는 오일뱅크와 탐사·시추하는 석유공사의 업무는 전혀 다르다”며 “사장이 측근을 이용한 경영이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석유공사 쪽은 “채용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자격에 문제가 없어 채용이 취소가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