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지회 유인물 내어 소신밝혀
“‘노동자 하나’ 원칙 버리면 설자리 없어져”
지부는 이달말 총투표 강행할 듯
“‘노동자 하나’ 원칙 버리면 설자리 없어져”
지부는 이달말 총투표 강행할 듯
‘1사 1노조’ 원칙에 따라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가 하나의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가 14일 산하 비정규직 노동조합인 사내하청분회 분리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총회)를 추진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총투표 일정은 오는 20일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규직 지회를 비롯한 정규직 조합원들 일부도 비정규직 노조 분리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겨레> 4월12일치 13면)
기아차지부 화성지회는 지난 13일 유인물을 내어 “사내하청분회를 분리하면 현장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총투표를 진행하기로 한 대의원 대회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회는 “1사 1노조는 대기업 귀족노조 프레임에 역공을 가하는, 정규직·비정규직이 하나라는 노동운동사의 큰 획을 긋는 진전이었다”고 평가한 뒤 “정규직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돛단배 같은 처지인데 우리가 하나라는 대원칙을 버리는 순간 정규직은 더욱더 설 자리를 잃고 비난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2008년 기아차지부가 1사 1노조로 전환할 당시 기아차지부장이었던 금속노조 김상구 위원장 역시 지난 13일 화성사내하청분회 소속 대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1사 1노조 분리 총투표는 노조 규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지부에서 심사숙고해 재검토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화성지회장들도 지난 11일 기아차지부에 공문을 보내 “총투표 관련 논란을 중단하고 임금협상이 끝난 이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지부 집행부의 방침과는 달리 반대 입장을 보이는 현장조직들도 상당수 있는 상태다.
기아차지부는 2008년 정규직-비정규직 연대투쟁을 위해 4년전 설립된 비정규직 노조를 사내하청분회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최근 법원의 기아차 불법파견 인정 판결 뒤 기아차지부가 비정규직 4000여명 가운데 1049명만을 특별채용 하기로 회사와 합의하자, 사내하청분회가 이에 항의하며 독자 파업을 벌였다. 이에 기아차지부는 “사내하청분회가 조직내 혼란을 초래한다”며 지난 7일 대의원 대회에서 1사 1노조 유지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열기로 결정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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