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노동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노동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한 답변을 해 의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또 그동안 제기돼왔던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겸직 문제와 관련한 야당의원들의 공세에 진땀을 뺐다.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노조가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인 동진오토텍·유성기업·갑을오토텍과 엮인(관련있는) 곳이 어디인가”라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질문에 바로 대답을 못하다가 “현대중공업”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거론한 사업장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계열사의 하청 또는 협력업체로, 현대차가 이들 노사관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앞서 이 의원은 서면질의에서도 비슷하게 물었는데,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엉뚱한 대답을 내놓은 것이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중공업 답변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명된 이후) 3주 동안 뭐했냐”고 질책했고, 조 후보자는 “당황한 나머지 잘못 대답했다”고 해명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관련 질문에는 다소 전향적인 답변을 내놨다. 조 후보자는 “전교조 문제는 국제노동기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연동돼 있으며, 사회통합에 중요한 쟁점으로 전향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교조 간부들을 만나고 같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이니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는 이낙연 총리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답변과는 결이 다른 답변이다.
조 후보자는 다른 정책 관련 질의에 대해서도 ‘노동 존중’이라는 새 정부 정책기조와 맞는 견해를 내놨다. 지난 29일이었던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기한을 넘긴 가운데, 사용자위원들이 최초요구안을 올해보다 2.4% 인상한 시급 6625원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최저임금 공약(2020년까지 시급 1만원) 이행을 위해서는 연간 15.6% 인상이 필요하다”며 “올해가 첫해인 만큼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한국여론방송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조 후보자는 “회사가 출발할 때 도움을 달라는 진영선 대표의 말을 듣고 취지에 공감해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줄 알고 있었고, 사외이사에 등재된 사실은 청문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됐다”며 “일체의 경영 관여나 수익을 얻은 바 없다”는 기존 해명을 이어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