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단독] ‘불법파견’이 협력업체 공생 위한 것?…경총 탄원서 논란

등록 2017-07-18 19:50수정 2017-07-18 20:56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대법원 제출
“고법판결 확정땐 제조업 도급불가
대·중소기업 공생 깨진다” 주장

노조 “불법파견 허용해 달라는 말
중소기업 위한 듯 나서는 것 황당”
콜트콜텍, 시그네틱스, 화인텍 해고노동자들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한국경영자총협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총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콜트콜텍, 시그네틱스, 화인텍 해고노동자들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한국경영자총협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총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현대·기아자동차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항소심(지난 2월)까지 모두 불법파견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온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소송이 계류 중인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탄원서는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제조업에서의 도급이 불가능해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생이 깨진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을 계속하게 해달라는 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한겨레>가 입수한 경총의 대법원 탄원서를 보면, 이들은 “하급심 판결이 유지되면 기업 생태계는 파괴되고 말 것”이라며 “제조업에서의 도급계약은 사실상 금지되고, 전문화·분업화를 통해 발전해왔던 성장의 문이 닫히게 돼 수천개의 강소협력업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의 사업·업무를 대기업이 직접 수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사업의 독식을 가져와 건전한 경제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며 “제조업에는 대기업 이외의 어떠한 기업도 존재하지 않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송을 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조 쪽은 “불법파견을 봐달라는 파렴치한 주장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소송에서 노동자들을 대리하는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현대·기아차 등 재벌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노동자를 착취하며 성장해왔다는 것을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다”며 “이제 와 ‘긴밀한 공생관계’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침범’을 운운하며 중소기업을 위하는 것처럼 나서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총은 원심 판결이 확정되면 모든 사내하도급이 불가능할 것처럼 말하지만, 소송은 불법파견을 따지는 것으로 적법도급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경총의 주장은 불법파견을 못 하니 억울하다는 억지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총의 탄원서 제출은 대법원이 본격 심리없이 원심 판결을 확정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 결정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오는 22일, 현대차는 29일이다. 현대차는 법무법인 율촌의 김능환 전 대법관, 기아차는 진보성향의 노동법 대가로 평가받는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전 대법관 등 전관 변호사를 상고심에서 새로 선임해 ‘총력대응’에 나섰다.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화성비정규지회장은 “경총의 탄원서는 10년 넘게 불법파견을 자행해온 이들이 계속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뜻과 다름 아니다”라며 “대법원이 반드시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