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환노위 소위서 논의 예정
노선버스 등 일부 업종 특례 유지 여부
최대 노동시간제한·‘일간 휴식’ 쟁점
민주노총 “업종 축소 대안 안돼”
노선버스 등 일부 업종 특례 유지 여부
최대 노동시간제한·‘일간 휴식’ 쟁점
민주노총 “업종 축소 대안 안돼”
“다음 사업은 사용자가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한 경우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하거나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59조가 규정한 ‘근로·휴게시간 특례’는 최장 근로시간(주 52시간)에 대한 규제없이 무제한 노동을 가능하게 한다. 가산임금만 지급하면 사용자가 24시간 노동을 시킬 수 있다. 1961년 이후 56년간 지속된 특례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무려 26개다. 2013년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특례업종 사업체 수는 전체의 60.6%, 종사자 수는 42.8%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장시간 노동의 주범이 ‘근로시간 특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공중의 편익’이 입법 취지인데 영화·방송업, 연구개발업, 소매업처럼 무제한 노동으로 얻을 수 있는 공중의 편익이 무엇인지 모호한 업종도 상당수다. 이에 2015년 9·15 노사정 대타협에서는 현재 26개인 특례업종을 10개로 줄이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31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근로시간 특례조항과 관련된 근로기준법 개정안(20개)을 본격 심의하기로 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9·15 노사정 대타협 합의내용처럼 업종을 26개에서 10개로 축소하자는 법안(홍영표·김성태·김삼화 의원)이 가장 많다. 최근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운수업도 폐지 업종에 포함하자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근로시간 제한 규정을 두자는 법안도 있다. 주당 근로시간을 60시간으로 제한하거나(홍영표·김삼화 의원), 하루 근무 종료 뒤 최소휴식시간(11시간)을 보장하자(한정애·김삼화·유승민·이정미 의원)는 내용이다. 국회 환노위는 노사정이 합의했던 폐지 업종 16개에다 노선버스 운수업을 포함시키고, 남은 특례업종은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8일 국토교통부도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운수업을 제외하거나 운수업의 근로시간 상한을 새로 설정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특례조항을 완전히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부장은 “노선버스 운수업만 빠지고 공항 지상조업이나 보건의료업이 근로시간 특례를 계속 적용받으면 시민 안전이라는 공익은 여전히 훼손된다”며 “유지냐 폐지냐 그 기준이 모호한데다, 비용 절감이라는 사용자의 이익에만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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