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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STX참변 4명 사인, 화상 아닌 ‘질식’이었다

등록 2017-08-22 21:14수정 2017-08-22 22:12

“폐에 폭발직후에도 숨 쉰 흔적”
사고당일엔 감시인 배치도 안해
안전관리 업무도 도급업체 외주
지난 20일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선박 탱크 폭발사고로 숨진 4명의 사망원인은 ‘화상’이 아닌 ‘질식’인 것으로 드러났다. 폭발 직후 짧은 시간이나마 숨을 쉬며 살아 있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숨진 사고 현장에는 작업환경을 감시할 감시인이 배치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에스티엑스조선은 밀폐환경에 대한 작업 감시업무를 다른 업체에 도급을 주고서도, 이날 해당업체의 감시인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감시인이 제대로 배치만 됐어도 4명이 희생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경찰·고용노동부 등으로 구성된 에스티엑스조선 폭발사고 수사본부는 22일 “숨진 노동자 4명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을 진행한 결과, 부검의가 ‘질식사’ 소견을 냈다”며 “부검의가 ‘폭발의 흔적이 보이고, 폭발에 따라 기도·폐 등에서 매연 등의 탄흔이 발견됐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폭발이 일어난 직후에 4명 모두 짧은 시간이라도 숨을 쉬며 살아 있었지만 탈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사업주는 노동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는 동안 작업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을 지정해 밀폐공간 외부에 배치해야 한다”, “감시인은 밀폐공간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이상이 있을 경우에 구조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한 후 이를 즉시 관리감독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날 사고가 발생할 당시 현장에 배치된 감시인은 없었다.

에스티엑스조선은 3년 전 자신들에게 선박을 발주한 영국 선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비피)시핑이 산업안전 강조 차원에서 화재감시인을 배치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라, ㅈ사와 화재·밀폐공간 작업 감시 등 안전관리 업무 도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비피 선박이 인도된 이후 다른 작업에서도 이 업체 소속 감시인을 해당업무에 투입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날 해당업체 감시인들은 휴일을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다. 에스티엑스조선 안전보건환경팀은 ㅈ사 대신 해당 작업을 담당하는 ㄱ업체의 작업관리자를 감시인으로 둔 채 작업을 허가했지만, ㄱ업체 작업관리자도 현장에 없었다. 애초 도급계약을 맺은 ㅈ사에 대해 전문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안전관리를 전문화하기 위해 감시업무를 도급했다고 하지만, ㅈ사는 화재감시원에게 청소 업무도 함께 하게 하는 등 전문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발표한 사고와 관련한 입장문에서 “에스티엑스조선이 애초에 허가해서는 안 되는 작업을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창원/최상원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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