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노동행위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이 5일 오전 서울 도화동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는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이 5일 오전 9시48분께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조사를 받으러 출석했다. 서부지청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 사장은 전날인 4일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온 서부지청 근로감독관들에게 이날 출석하겠다는 문서를 제출했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철 전 문화방송 사장도 이날 오후 서부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장겸 사장은 서울 도화동 서부지청 앞에서 출석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어떻게 지킬까 고민이 많았다”며 “취임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사장이 정권의 편에선, 사실상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노동행위를 했겠나. 왔으니 당당히 조사받고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당전보를 인정하느냐”, “노조 조합원을 인사에서 배제한 것이 사실 아니냐” 등 이어진 다른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김 사장은 2012년 파업에 참가한 기자·피디들을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신사업개발센터 등 비취재부서로 전보해 불이익을 준 부당노동행위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서부지청은 또 김 사장의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 혐의도 조사 중이다.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이 부당노동행위 혐의 등의 조사를 받으러 서울 도화동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출석한 5일,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엄마부대가 서부지청 앞에서 각각 ‘김장겸 퇴진’과 ‘언론탄압’을 주장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편 이날 오후 조사를 받으러 온 김재철 전 사장은 파업 참가자 징계·해고 등 자신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회사의 경영진으로 합당한 조치를 한 것 뿐”이라고 부인했다. 또 “회사에서 일을 안하는 사람을 똑같이 갈 수는 없다. (징계·해고는) 임원들이 다 의논해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