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단독] 법적 의무인데도…기업 10곳 중 4곳 노사협의회 운영안해

등록 2017-10-10 14:19수정 2017-10-10 14:43

고용노동부 ‘노사협의회 실태조사’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에서 노동자의 이익 대변을 위해 ‘상시’ 존재하는 기구는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에 따른 ‘노사협의회’다. 노사협의회는 “노사 참여와 협력으로 노사공동의 이익을 증진해 산업평화와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30인 이상 사업장에 설치가 의무화된 노사협의회를 기업의 42.8%가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받은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노사협의회 운영상황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보면, 노사협의회 설치 의무 대상기업인 30인 사업장 586곳 가운데 42.8%가 노사협의회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참법은 3개월마다 한 번씩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지 않을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곳에서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운영하지 않는 곳 가운데 77.7%가 “설치·운영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고 답했고, 8%는 아예 “노사협의회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응답했다. 12%는 “노사협의회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다른 조직이 있어서”라고 답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근참법은 사용자위원·근로자위원 각각 3~10명으로 구성해 △성과배분 △인사·노무관리제도 개선 △인력 배치전환·해고 등 고용조정의 일반원칙 등 14개 항목을 ‘협의’하고 △교육훈련 계획 수립 △복지시설 관리 △사내근로복지기금 설치 등을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또 사용자에게는 △경영계획 전반과 실적 △분기별 생산계획과 실적 △기업의 경제·재정적 상황에 대해 보고할 의무도 부여한다.

제대로 운영된다면, 노조가 없는 곳에서 노동자의 이익 대변에 효과적인 기능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유노조 기업의 92.5%가 노사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노조가 없는 기업에서는 절반도 못 미치는 49.4%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협의회가 노동자 이익 대변을 위해 별다른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노사협의회의 변칙 운영도 눈에 띈다. 근참법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노동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있는 경우 그 노조에서 위촉하도록 하고 과반수노조가 없을 땐, 시행령에 따라 노동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근로자위원을 지명·추천하는 기업이 13.4%에 달했고,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로 뽑는 경우도 11.0%로 나타났다. 법령에 맞게 직접선거로 뽑는 경우(47.5%), 과반수노조가 전원을 위촉하는 경우(11.9%)를 제외하면 노사협의회를 운영한다고 해도 40.6%가 변칙적으로 운영하는 셈이다.

노사협의회의 논의내용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난다. 근참법상 ‘의결’사항을 실제 의결하고 있는 곳은 24.4%에 그치고, 의결사항을 보고·협의로 처리하거나 아예 다루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노사협의회가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이유로 “노사양쪽이 무관심해서”가 50%, “운영기법 부족”이 20.8%, “활성화 의지 부족”이 10.4%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30인 이상 기업에서 노사협의회 설치가 의무화돼 있는데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 응답이 6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라고 적었다. 이어 “근로감독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행위와 함께, 노사협의회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