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노사정 대표자회의…민주노총 참석 확답 미뤄

“일정 사전조율 안됐다” 등 이유
민주노총 “30일 최종입장 결정”
정부는 이달 출범 목표
민주노총 없는 체제 가능성도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오는 31일 열릴 예정이다. 다만 민주노총은 “(대표자회의) 일정을 정하는 데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참석 여부에 관한 확답을 늦추고 있어, 이번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온전한 형태로 꾸려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31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노사정위 대회의실에서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지난 24일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민주노총이 불참 의사를 밝혀 회의 일정이 한 차례 미뤄졌다.

노사정위의 대표자회의 일정 발표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표자회의 일정에 대한 실무협의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30일 입장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5일 중앙집행위원회 결의를 통해 노사정 대표자회의 참여를 공식 결정한 바 있지만, 참여 시기에 대해서는 “조직 내 논의 과정 등을 거쳐야 하기에 빨라야 다음달 초”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민주노총이 31일 참여 여부에 신중한 이유는 코앞에 닥친 두 개의 노동 현안 탓이다. 민주노총은 앞서 노사정 대표자회의 참여를 결정하면서,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이나 최저임금 산입 범위 등에 대한 논의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대표자회의 참여 자체를 재검토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이에 따른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여부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노동계에서는 줄곧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과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반대’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2월 임시국회 상황 등을 보면서 충분히 논의해서 대표자회의에 참여한다는 방침인데, 노사정위가 너무 빨리 진도를 빼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사정위로서는 마냥 민주노총을 기다리기 어렵다는 태도다. 정부는 줄곧 사회적 대화와 이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민주노총이 이에 참여하지 않아 대화 자체가 미뤄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1월 중 노사정 대표자회의의 출범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어, 1월은 ‘가이드라인’처럼 굳어져버렸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일정과 관련해 민주노총과 완벽한 소통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31일에는 (대표자회의를) 열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이번 회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 없는 사회적 대화 체제가 출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정위는 사실상 민주노총 없이도 회의를 열겠다는 태도인데, 출발을 함께하지 못한 민주노총이 중간에 합류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길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박태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