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고공농성 중인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장, 박준호 사무국장의 무사귀환과 사쪽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이들의 일상을 온라인에 연재할 계획입니다.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 홍기탁, 박준호씨는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 171일째 올라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고무 공장에서 일하는 우리는 고무 냄새 때문에 늘 코가 얼얼하고 머리가 아픕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회사에서 우리들의 임금을 내리겠다고 합니다. 우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파업을 시작한 뒤 우리는 계속 공장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돈을 못 받아 굶어 죽으나 파업하다가 굶어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싸웠습니다. 그러자 회사는 5월 28일 경찰을 불러 밤 11시에 우리들을 회사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나는 시장에서 광목을 사서 줄을 만들었습니다. 그 줄을 타고 12미터나 되는 을밀대 지붕 위로 올라와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9시간 반이나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우리들 임금이 깎이는 것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 임금이 깎이면 다른 고무 공장 노동자들의 임금도 깎일 것입니다. 나는 많이 배우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권리를 포기해서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는 없습니다
”
1931년 5월28일, 평양 평원고무공장 여성노동자 강주룡가 임금삭감 철회를 요구하며 평양 을밀대 지붕에 올라 호소한 말이다. 이는 ‘체공녀(滯空女 하늘에 머물러 있는 여성)’로 불리는 최초의 고공농성 기록이다. 평양 경찰서로 끌려간 강주룡은 76시간 단식 등 농성을 이어갔지만, 옥살이의 후유증으로 1932년 서른살의 나이로 요절했다.
그리고 2018년 5월 1일, 노동절을 맞은 오늘 파인텍지회 홍기탁, 박준호는 ‘스타플렉스 김세권이 약속한 민주노조 사수 3승계 이행, 노동악법 철폐, 독점재벌
·국정원
·자유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며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 171일째 올라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