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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카톡방 부적절 발언’ 정한모 청와대 행정관에 민주노총 “무례”

등록 2018-06-07 20:46수정 2018-06-07 23:12

일자리위원회 여성TF 단체 카톡방서 민주노총 겨냥,
“박근혜 때처럼 노총 본부 털리고 위원장 구속돼도
무서워서 아무말도, 아무것도 못하던 시기 아니다”
“선거판 따라다니며 방해…문재인 정부에 협조해야”

“청와대 관계자가 인터넷 악성 댓글 수준 마타도어”
민주노총 비판 성명, TF관계자도 “대단히 부적절”
민주노총은 7일 “청와대 정한모 행정관의 ‘일자리위 여성티에프(TF) 모욕’ ‘민주노총 비방’ 발언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청와대 행정관이) 정부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으로 사실왜곡과 근거 없는 내용으로 민주노총을 비방, 음해했다”고 주장했다. 정 행정관은 청와대 일자리수석실 소속이다.

민주노총과 여성단체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 행정관은 지난 6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내 여성티에프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를 향해 “소상공인이나 기업주는 다 땅 파먹고 장사하는 것 아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모두 악질지주도 아니다”라며 “박근혜 정부 때처럼 민주노총 본부가 털리고, 위원장이 구속돼서 무서워서 아무 말도, 아무 것도 못하던 시기가 아니지 않느냐. 내부 파벌싸움, 외부 투쟁도 모두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와 정부가 최근 법을 개정해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를 확대한 것을 두고 양대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사회적대화 기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 카톡방에는 정 행정관 이외에도 27명의 여성티에프 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사회 각계 여성·노동 문제 전문가들을 비롯해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공무원, 청와대 일자리수석실, 사회수석실 행정관이 참여해 평소 회의 일정이나 자료 등을 공유하는 목적으로 쓰인다.

정 행정관의 발언에 대해 티에프에 참여한 민주노총 관계자가 “무례한 태도”라고 지적하자, 그는 “그럼 우리당 선거판 따라다니며 방해하면서 공식 루트는 다 거부하는 게 예의 갖춘 행동이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할 수 없던 일들에 대한 평가나 협조가 선행돼야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번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주도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지방선거 지원유세 자리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찾아가 항의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정 행정관은 홍 원내대표의 보좌관 출신이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이 티에프는 사회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모여 정부 일자리 대책과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을 논의하는 사회적 기구”라며 “이곳에서 정 행정관이 보인 언행과 태도는 ‘최저임금 개악법’을 스스로 잘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홍영표의 오만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티에프에 참여한 민주노총 관계자도 “처음엔 누군지 몰랐다가 ‘우리당’ 운운하기에 확인해보니 청와대 행정관이었다. 여성 노동 등 한국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망라된 방에서 어떻게 이런 일방적 마타도어식 주장을 할 수 있나. 권력에 취한 자들이 보이는 전형적 행태”라고 말했다. 이 카톡방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여성계 관계자는 “굉장히 부적절한 말이었다. 이 방이 그런 의견을 밝히는 곳도 아니거니와, 예의와 논리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 이런 공격적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 행정관은 7일 오전 카톡방 참가자를 상대로 “서로 나뉘지 않고 협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분란을 일으켰다”라며 사과했다. <한겨레>는 정 행정관의 말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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