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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김명환 “북에서 ‘쌍용차 복직’ 축하해줘…전교조 문제 묻기도”

등록 2018-09-21 14:19수정 2018-09-21 14:58

“남북 노동자, 일을 대하는 방식 크게 달라
노동존중사회 올 때 남북 차이 극복 가능해”
일반 조합원 참여 ‘금강산 노동자대회’ 구상중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8∼20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함께 남쪽 노동계를 대표해 북한을 방문했다. 대통령의 방북에 양대노총 위원장이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오전 <한겨레>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나 지난 2박3일의 평양 방문 후기를 들어봤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번 남북정상회담 방북단에 노동계가 포함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에 노동계가 동행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아울러 남북 화해를 만드는 국면에 노동계가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내 각계각층에 보여줬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2박3일 동안 어떤 일정을 소화하셨나?

“삼지연 악단의 공연이 열린 인민문화궁전과 만수대 창작소 등 평양에 주요 참관 장소를 둘러봤고, 민족화해협의회 북측위원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만수대예술단, 종교인협회, 체육성 등 북쪽 각 분야 관계자와 대담도 가졌다. 우리 방북단을 수행하는 북쪽 담당자 여러명이 최근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전원 복직 소식을 알고 ‘참 잘됐다’고 축하해줘서 정말 놀랐다. 심지어 ‘그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화)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하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북쪽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평양이 풍긴 인상은 어땠나?

“이번에 수행단에 포함된 남쪽 관계자 가운데 적게는 1∼2번, 많게는 10여번씩 평양을 방문한 이도 있었는데, 그들은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나는 평양이 처음이라 변화상을 느끼지는 못했다. 첫 느낌은 깨끗하다, 그 다음으로는 고층 건물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었다. 다만 정해진 구역을 벗어나지 못해, 평양 거리의 일상적인 풍경을 보기는 어려웠다. 가장 빛났던 순간은 백두산에 올랐을 때다. 천지는 마치 청동거울 같았다. 거울처럼 밝아서 주변 산을 다 비추고 있었다.”

북쪽의 노동자들 모습은 어땠나?

“우리보다 좀더 일찍 일과를 시작해서 일찍 끝내는 것처럼 보였다. 대개 오후 5시면 업무를 마친다고 들었다. 아침 6∼7시께 숙소 밖을 내다보면 이미 분주한 모습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많았다. 어디에 얽매이지 않은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운전기사나 식당, 숙소의 점원을 보니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를 마치고 나면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북쪽에서는 노동이 가지는 위상이 우리와 달라서 그렇다고 본다. 북쪽에서는 하는 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지는 않는다.”

노동계의 남북교류 문제를 별도로 다룰 기회가 있었나?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남북 노동자가 축구대회도 열고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 활발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잘 알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번 방북은 남과 북의 노동자 교류 사업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하루만에 일정이 잡혀 백두산에 다녀오면서 우리 노동자들도 백두산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한라산에 많이들 가는데 백두산에 조합원들이 함께 가서 우리 남북이 하나라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 싶다. 두번째는 지금은 대북 제재로 인해서 멈춘 경제협력이다. 앞으로 경협이 활성화되어서 남북의 철도나 도로 연결, 에너지 사업 등이 이루어진다면, 남북의 노동자들이 함께 대륙을 뻗어가는 계속적인 교류사업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인 남북 노동자 교류 사업 계획이 있다면?

“일단 지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서 약속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먼저 10월 중순에 6·15 민족공동위원회가 추진하는 10·4 공동선언 기념행사를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지금 북쪽의 준비가 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추진 중이다. 이후에 남북 노동자 대표자회의도 열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조합원 수백명 규모로 참여하는 노동자 통일대회를 금강산에서 여는 것도 구상 중이다.”

통일을 위해 노동계가 준비해야 할 것은?

“앞서 말했듯 사회주의 국가와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노동의 위상이 다르다. 우리 사회에서도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노동을 존중하고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 과정이 있어야 남과 북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내용 가운데 5천년을 이 땅에서 함께 살아온 민족인데 70년 떨어졌다고 극복 못할 일이 어디 있겠냐는 말이 떠오른다. 그 말이 탁 가슴에 와닿았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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