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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곡성·영암·완주·울산 북구… 군산 같은 위기 피하려면 대비해야”

등록 2018-11-14 15:24수정 2018-11-14 21:44

민간연구소 랩2050 ‘우리 지역 고용위기 시그널’ 지도로 그려
‘러스트 벨트’ 우려 지역 “특정 기업 의존 높아…중앙-광역-지방 협력체계 짜야”
자료: 랩2050
자료: 랩2050
전북 군산시에선 지난해 현대중공업 조선소, 올해 한국지엠 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폐쇄됐다. 제조업 대공장에 의존하는 군산 같은 도시의 쇠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전남 곡성군과 영암군, 전북 완주군, 울산 북구가 이런 전철을 밟을 위험이 큰 곳으로 꼽혔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독립연구소 ‘랩2050’의 황세원 연구실장은 13일 ‘한국판 러스트벨트의 시작, 위기의 시그널을 읽다’란 주제의 ‘좋은노동포럼’에서 지역 내 일하는 사람 가운데 300인 이상 제조업 사업체에 종사하는 이들의 비율(집중도) 등을 나타낸 ‘우리 지역 고용위기 시그널’ 지도를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러스트벨트는 미국 북동부 5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장지대를 이르는 말로, 과거 미국 제조업 호황의 중심지였다가 불황을 맞은 지역을 이른다.

황 실장이 만든 지도는 ‘고용부 사업체노동실태현황’ 자료(2016년)에서 300인 이상·1000인 이상 제조업의 집중도와 특정 업종 집중도, 해당 제조업 노동자의 고령화 정도, 과학기술혁신역량, 관리자와 전문가 비중, 일자리 창출력, 직장인-주민 괴리도 등을 중첩해 지도에 표기하는 방식으로 ‘고용 위험도’를 나타낸다. 고용 위험도가 높은 지역은 지금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은 지역’이지만, 역설적으로 ‘해당 산업 및 기업이 흔들릴 경우 타격을 크게 받을 지역’이 된다.

전남 곡성군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고용 위험도를 보였는데, 이곳에 위치한 대기업은 ‘금호타이어 곡성 공장’ 단 하나다. 지역 내 임금 노동자의 22.6%가 이곳에서 일하고, 이 가운데 20대는 4.7%에 불과하다.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이나 구조조정 가능성에 곡성 지역 민심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동자들의 곡성 거주 비율이 높은 것이 그나마 위기 때 지역 공동화를 늦출 안전판 구실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 랩2050
자료: 랩2050
전남 영암군 역시 1000인 이상 사업장인 현대삼호중공업 한 곳이 지역 고용의 12.9%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과 울산 북구도 300인 이상·1000인 이상 제조업 집중도와 과학기술혁신역량 위험도, 직장인-주민 괴리도가 높아 종합적인 위험도가 높게 나온 지역이다.

반면 경기 화성시나 파주시의 경우 제조업 집중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고용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특정 업종 집중도가 절대적이지 않고, 일자리 창출력, 관리자·전문가와 20대 비율, 직장인-주민 괴리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인력 활용 등이 쉬운 수도권 지역의 특징 덕인데, 황 실장은 “이런 경향이 강해지면 지방 제조업 도시들의 고용위험성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봤다.

황 실장은 “군산의 고용위기 상황을 맞아 정부가 1조9천억원을 쓴다고 발표했지만 실질적으로 삶의 위기를 맞은 노동자들의 생활을 지원할 예산은 ‘전환교육 및 재취업 지원 사업’ 예산 221억원뿐”이라며 “그나마도 이런 고용위기를 경험해본 적 없는 군산시가 이를 제대로 쓰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중앙-광역-지방 정부의 역할 분담 및 협력 체계를 짜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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