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간판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미성년자일 때부터 4년 동안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에스엔에스(SNS)와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는 심 선수의 용기를 지지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심 선수의 폭로가 나온 8일 밤 11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의 지속적인 성폭력을 증언했다”며 “어렵게 용기내어 주신 심석희 선수를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참혹한 고통을 견디고 세계 최고가 된 심석희 선수를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어렵게 용기내어 고발한 당신 덕분에 많은 여성들이 힘을 얻고 미래의 피해자들이 구제됐다. 정말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썼다.
누리꾼들 또한 심 선수를 향해 고마움과 응원의 뜻을 표했다. 직장인 전예진(27)씨(@hustlejin)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석희의 용기가 스포츠계를 넘어서 여전히 썩어빠진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석희의 몸과 마음이 회복될 수 있기를, 다시 빙판 위를 멋지게 질주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im_art_therapist)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토록 원했던 금메달을 딴 순간에도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게 덤덤해 보였던, 어색한 웃음을 짓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심 선수의 모습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연대를 의미하는 ‘#withyou’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심 선수의 폭로가 나온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 글이 18건 가량 올라왔다. 심 선수를 응원하고 조 전 코치 및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심석희 선수 성폭행 사건 철저 조사와 빙상협회의 책임” “성폭행범 조재범 코치 영구제명 및 강력한 처벌 청원합니다” 등이었다. 특히 “심석희 선수 성폭행 사건 엄정한 수사 및 조재범의 강력한 처벌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9일 오후 4시 현재 2630여건의 동의를 기록했다. 해당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더 이상 이런 피해 사례가 없도록 조재범을 포함한 빙상연맹까지 폭넓게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심 선수의 폭로에 관한 응원 발언이 나왔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오전 당 확대간부회의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혹시 더 있을지 모를 피해자들도 용기 내길 바란다는 (심석희 선수의) 용기 있는 증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그러면서 “빙상연맹은 가해 코치의 구타 및 성폭행이 반복되어 온 일에 대해 책임지고, 이런 범죄가 혹여 끔찍한 관행은 아니었는지 다른 가해자도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또 문화체육관광부에 “피해자에 대한 심리·법적 지원 방안, 신고지원체계 구축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체육계 성폭력 실태 조사를 정례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