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배우니 가족도 한국도 새로 보여요”
“한글을 배우니 한국이 보여요.”
울산시 북구 ‘1218 이주노동자지원센터’가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외국인 여성들의 한글학교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북구 호계동 사회복지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문화 가정 한글교실’엔 10~20여명의 이주 외국인들이 참가하고 있다. 매주 화·목요일 오후 2시30분~4시 열리는 수업에선 가족관계,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문화적 차이 등을 한글로 옮기며 쉽게 설명한다. 하지만 한글교실 운영에 애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초급반인 이들에게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손짓 발짓까지 동원해야 하는데다 수업생들의 개인별 수준차가 심하다. 또 이들을 교육 시키기 위한 교재가 다양하지 못해 한글교사인 서상호(51·무룡고 국어교사)씨가 직접 교재를 만들어 수업을 하는 형편이다.
이주노동자지원센터는 한글교실과 연계해 요리교실, 다양한 문화체험을 위한 여행, 부부 대화법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서상호 교사는 “수업생 모두가 한글 교육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고 성공적으로 우리나라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우리나라로 시집 온 베트남 출신 레와(21)는 “우리를 위해 수고하시는 선생님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한글수업을 받고 난 뒤 식구들과 이야기를 잘 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이 센터는 2004년 9월부터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 상담·법률구조·생활지원·의료구호·생활지원활동과 여성 이주 외국인들의 한국생활 적응과 출산지원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12월18일)에서 이름을 딴 ‘1218 이주노동자지원센터’는 오는 22일 공식 문을 연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