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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불법파견 비정규 고용에 정리해고 멍드는 정규직

등록 2006-01-16 19:03

불법파견 단속 눈감은채 경영난 이유 정리해고
법으로 막을 길 없어…파라다이스제주 노사 갈등
불법파견 비정규직을 쓰는 사용자가 경영난을 이유로 정규직을 대거 정리해고해도, 현행 법·제도는 이를 개선하거나 방지할 수 없는 허점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호텔업 등 정부의 방치 속에 불법파견이 성행하는 일부 업종에서는 경영난을 이유로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규직부터 해고=㈜파라다이스제주는 지난달 29일 ‘만성 적자’를 이유로 호텔사업부 정규직 26명(노조원 21명) 등 31명에게 정리해고 통보를 했다. 호텔의 고용 인원은 정규직 61명과 계약직 11명, 파견용역직 23명 등 모두 95명이다. 회사 쪽은 “연간 매출이 50억원 수준인 호텔사업부의 한 해 적자가 20억원에, 5년 누계적자가 87억원에 이르러, 경영난 타개를 위해선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파라다이스제주는 워커힐카지노로 유명한 파라다이스그룹의 자회사로, 제주시 ㄱ호텔 시설을 임대해 카지노를 경영하고 있다. 또 서귀포에 카지노 고객 유치를 주목적으로 하는 특급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주요 수익원인 카지노도 적자경영으로 돌아섰다.

이 호텔 파견용역직 노동자 상당수는 ‘불법파견’ 혐의가 짙다. 노조 쪽 대리인인 이병훈 노무사는 “최소한 주방·객실청소 등 업무를 보는 용역노동자 10여명은 관리자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파견법 상 파견에 해당하고, 허용 업종이 아니므로 명백한 불법파견”이라고 말했다.

물구나무선 현실=노조는 지난해 말과 올들어 회사 쪽을 상대로 ‘불법파견 고소’와 ‘(정규직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주시 노동사무소와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각각 냈다. 일선 노무사들은 “불법파견이 존재하는데 정리해고를 하는 게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사안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즉,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사실이 확인돼도 노동부는 ‘고용안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고용유지’를 회사 쪽에 지시할 수밖에 없고, 명백한 경영난을 이유로 한 정리해고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의해 정당성이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병훈 노무사는 “경제학 이론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것처럼 불법적인 고용계약은 존속하게 되고, 법에서 보장하는 근로관계는 정리해고로 단절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파라다이스제주호텔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무사들과 노동단체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불법파견 비정규직을 쓰다 경영난에 봉착해 ‘회생’을 명분으로 상대적 고임금 노동자인 정규직부터 해고할 경우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불법파견에 대한 단속을 외면할 경우, 인건비 절감에만 매달리다 부실화하는 기업에선 고통을 정규 노동자들이 떠안는 사례가 꼬리를 물 것”이라고 말했다. 양상우 기자 y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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