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수가 급격하게 줄은 지난 27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 카운터가 텅 비어 있다. 인천공항/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 항공사 재하청업체가 코로나19 여파로 6개월간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놓고도, 결국 직원의 70%를 해고하기로 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30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재하청업체인 기내식을 공급하는 에어케이터링서비스는 지난 3~8월 직원 190여명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그 비용의 90%(일단 최대 7만원)를 정부로부터 지원 받았다. 한달 기준 약 2억원에 이르는 지원 규모였다. 여기에다 매달 약 2억원에 이르는 10억원 넘게 지원받았다. 게다가 회사 쪽은 사회보험·퇴직급여 등 지출이 많다고 주장하며, 직원들에게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받아 유급휴직비의 30%를 돌려받기도 했다.
직원들은 “폐업위기인만큼 고통분담을 해달라”는 회사 말만 믿고 6개월간 버텨왔다. 하지만 지난 27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한을 앞두고 회사는 이달 19일 직원 70%에 대해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를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기업은 지원 종료 후 1개월간은 고용을 유지해야 하지만 9월 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갑자기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직원들은 지난 25일 노동조합을 결성해 대응에 나섰다. 이내규 공공운수노조 에어케이터링서비스지회장은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두달 더 연장했는데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70%를 해고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100여명이 노조에 가입해 직원의 과반수가 참여하고 있지만, 회사 쪽은 노조와의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지난 2월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천을 방문했을 때 고용유지지원금 지원만으로는 생존이 어렵고 다른 비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누적 적자가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직원 30% 남기려던 계획도 포기하고 폐업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