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정권 말기인 1979년에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야당 당사에서 농성하다 경찰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와이에이치(YH)무역 노동자 김경숙 열사의 일기 사료를 복원했다고 민주화기념사업회가 14일 밝혔다.
열사의 죽음은 유신 강권통치에 대한 거센 반발을 불렀고 급기야 두 달 뒤 부마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고 김경숙 열사
이번에 복원한 열사의 일기는 모두 13권으로 이 가운데 1권은 녹지중학(야학)에 입학한 지 6개월 후인 1978년 1월 1일부터 사망 2개월 전인 이듬해 6월 4일까지 약 1년 6개월 간의 내용이 담겨있다. 일기 속 열사는 “일감을 걱정하고 야학에 즐거워하며 동료를 생각하면서도 자신을 반성하는 평범한 노동자”였다. 12권인 어린 시절 일기에는 “중학교 진학을 희망하지만 어려운 현실에 아쉬워하는 대목”도 나온다.
사업회는 2003년과 2009년에 기증받은 일기를 부식된 종이를 보존 처리하는 방식으로 지난 7월부터 5개월에 걸쳐 복원했다. 복원된 일기 가운데 노동자 시절 일기 1권만 사업회 오픈아카이브(http://archives.kdemo.or.kr/)에서 피디에프 파일로 볼 수 있다.
사업회는 “이번에 1980~90년대 민주언론 쟁취를 위해 싸웠던 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주언론시민연합 전신) 현판과 1977년 한신대 고난선언 사건 관련 부채도 복원했다”며 “앞으로도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분들의 소중한 사료를 수집,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