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위용을 뽐내는 서울 여의도 고층 빌딩 앞에 청소노동자들이 섰다. 한강에서 가장 가까운 맨 왼쪽 엘지트윈타워가 이들의 일터다. 이들은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한 뒤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80명 전원 해고 통보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이어진 용역업체와의 협상은 쉽지 않다. “용역업체 변경 시 용역노동자 고용승계에 대한 엘지그룹의 입장은 무엇인지, 엘지그룹 내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계획이 있는지” 등을 묻고 싶은 이들은 구광모 엘지 회장과의 끝장토론도 제안하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사 쪽은 묵묵부답이다. 그 답을 듣기 위해 이들은 연대하는 시민, 노동자들과 함께 엘지트윈타워 동관 일대에 ‘행복한 고용승계 텐트촌’을 열어 투쟁하고 있다. “새벽 첫 버스를 타고 나와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부지런히 청소를 마치고 깨끗해진 사무실을 바라볼 때 가장 뿌듯하지요.” 바쁜 걸음을 멈추고 잠시 귀 기울여보자. 더러움을 지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던 이들이 ‘더 이상 투명하게 살아가지 않겠다’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