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전하는 ‘희망’

서점운영 한창섭·김주연 부부 어린이병원에 책 기증

대구시 남구 이천동 대백프라자 맞은 편에서 ‘좋은 어린이서점’을 운영하는 한창섭(45)·김주연(38)씨 부부는 매년 연말이 가까워오면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책을 한아름 안고 인근 어린이 병원과 고아원을 찾는다.

한씨 부부는 작년 이맘때 영남대 병원 어린이 병원학교에 창작동화전집과 한국고전문학전집, 삼국지 등 어린이도서 400여권을 전달한 데 이어 지난 24일에도 책 900여권을 기증했다.

어린이 병원학교는 백혈병 등으로 장기 입원한 어린이 환자들이 학교에 갈 수 없는 점을 고려해 병원 안에 설치한 일종의 분교다.

이들 부부가 영남대 병원을 비롯해 대구지역 고아원과 작은 병원 등을 찾아 수십권에서 수백권에 달하는 어린이 도서를 서가에 꽂고 정리해 준 것도 벌써 10여차례, 기증한 책만도 3천여권이 넘는다.

5년 전 어린이 전문 서점의 문을 연 이들은 “몇년 전 지인의 병문안 때문에 인근 소아과 병동에 들렀을 때, 아이들이 책을 보려해도 마땅히 볼 만한 책이 없어 멍하니 텔리비전을 보며 시간을 때우는 모습이 안타까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 부부는 전집류인 아동도서의 경우 신간이 나오면 구간은 새 책이라도 처분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전집 중심으로 책 기증을 시작했다.

한씨는 “앞으로도 책이 필요하지만 마련할 여유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책기증을 계속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대구/박영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