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밥 보시’ 20억 장학금 내놓은 조명덕씨
외대 ‘조명덕홀’·흉상도 제막
평생 홀로 지내온 조명덕(74) 할머니가 한정식 식당을 하며 어렵게 번 20여억원을 한국외국어대학교에 기부했다. 조 할머니가 한국외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작고한 이강혁 전 총장의 법률 자문으로 시작됐다. 이 전 총장의 자문에 보답할 길을 찾던 할머니는 지난 1993년부터 남몰래 법대 학생들의 학비를 대기 시작했다. 의지가 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4~5명을 졸업할 때까지 지원해 오던 할머니는 1999년 3억원을 내놓고 기금을 만들어 ‘조명덕장학금’을 운영했다. 지금껏 장학금 지원을 받아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9명에 이른다. 올해 한국외대가 법대 신관을 신축한다는 사정을 들은 조 할머니는 지난 4월 9일 시가 14억에 이르는 부동산을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한국외대는 지난달 신축한 법학관에 ‘조명덕 홀’을 만들고, 21일 할머니의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할머니의 기부금 중 7억원은 법학관 신축기금으로, 7억원은 ‘조명덕기금’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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