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재일동포 어르신 향수에도 관심을…”

등록 2009-11-16 18:42수정 2009-11-17 14:05

윤기(67) 사회복지법인 마음 이사장
윤기(67) 사회복지법인 마음 이사장
일본서 양로원 운영하는 ‘마음의 가족’ 윤기 이사장
14일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은 그의 얼굴은 기쁨으로 환히 빛났다. 일본 교토에서 재일동포를 위한 양로원 ‘고향의 집’을 운영하는 윤기(67·사진) 사회복지법인 마음의 가족 이사장은 이날 이곳을 방문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손을 꼭 잡았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재일동포들의 노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초께부터다. 당시 오사카에 살던 한 한국 노인이 숨진 지 13일 만에 발견됐다는 비극적인 기사를 본 그는 임종에 이르러 “우메보시(매실 장아찌)가 먹고 싶다”던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 다우치 지즈코(한국 이름 윤학자)는 수십 년 동안 목포에서 고아들을 돌보며 한국인처럼 살았지만, 죽음에 이르자 ‘김치’가 아닌 ‘우메보시’를 그리워했다. 어머니처럼, 일본에서 죽음을 맞는 한국인들 역시 마지막 순간엔 ‘고향의 김치’를 먹고 싶어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곧 <아사히신문>에 재일동포들을 위해 양로원을 짓자는 글을 기고하고, ‘1만엔 모금운동’을 제안했다. 그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사카이(89년), 오사카(94년), 고베(2001년)에 이어 지난 4월엔 교토 미나미구에 ‘고향의 집’이 완공됐다. 그는 고향의 집을 “김치와 우메보시를 골라 먹을 수 있고 아리랑과 엔카를 모두 부를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의 마음의 벽”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노인들도 어려운데 한국인들까지 도와주냐”는 반응이었고, 한국 동포들은 “우리가 알아서 모실텐데 왜 쓸데없는 일을 하느냐”는 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의 집’에 들어가는 게 도쿄대 가는 것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윤 이사장의 꿈은 앞으로 ‘고향의 집’을 10곳 더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본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교토/글·사진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