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전주시 노송동사무소에 쾌척한 성금 8000여만원을 한일수 노송동장(오른쪽)을 비롯한 직원들이 정리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9년간 기부한 액수와 맞먹는 8천만원
“어머니께서 아끼고 모은 돈” 편지 남겨
“어머니께서 아끼고 모은 돈” 편지 남겨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2000년에 처음으로 성금을 전달한 지 꼬박 10년째 이어진 선행이다.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동사무소)는 28일 오전 11시55분께 40대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전화를 걸어와 “동사무소 뒤 세탁소 근처에 종이상자가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 허인회(50)씨는 “성금 전달 시점과 방법 등을 감안할 때 직감적으로 ‘얼굴 없는 천사’라고 예감했다”고 말했다. 직원 4명이 알려준 곳으로 가보니, 에이포(A4) 용지 상자 안에 현금 뭉치, 돼지저금통, 편지(아래 사진) 등이 있었다. 돈은 5만원권이 10묶음(1묶음 100장)으로 5000만원, 1만원권이 30묶음으로 3000만원, 500원짜리가 20만1500원, 100원짜리 6만1800만원, 50원짜리 1750원, 10원짜리 870만원 등 8026만5920원이다. 묘하게도 올해 기부 금액은 지난 9년 동안 기부한 총액과 거의 같다. ‘얼굴 없는 천사’는 지금껏 10차례 8109만여원을 기부했다. 2002년에는 한 해 두 차례 했다. 그해 5월 100만원에 이어 12월에 161만원을 기부했다. 그의 기부가 시작된 해는 2000년 4월이다. 당시 노송동 동사무소를 찾은 그는 민원대에 58만4000원을 놓고 사라졌다. 이듬해 12월에도 74만28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갔다.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올해도 몰래 돈만 놓고 가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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