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저는 지난 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면서, 가족의 여생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전 재산을 취약계층의 교육기회 확충과 교육본질 회복을 위해 쓰고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어린 시절을 참 가난하게 보냈고, 그 가난을 극복하고 교육사업을 이끌면서 더 이상 가난으로 인해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기에 기부를 실천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기부를 ‘선행’이 아닌 ‘의무’로 생각했기에 ‘거창한’ 소감을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부를 선행으로만 볼 것이냐, 의무로 볼 것이냐에 따라 기부 의사를 밝히는 것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기부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최소한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 얻은 것만큼 다시 세상을 위해 내놓는 것은 인간의 의무다.” 나는 아인슈타인의 관점을 지지합니다. 가난한 사람이 가족과 주위의 도움으로 대학도 나오고,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으며, 교육기업을 경영해 적지 않은 돈을 벌었는데, 가족이 먹고살 만큼만 남기고 나머지는 공익사업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선행이겠습니까.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려는 노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정신의 실천일 뿐입니다.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성공한 부자들이 당연하게 기부를 실천하는 사회, 그렇게 해서 나눔의 실천이 더 많이 늘어나는 사회가, 굳이 ‘숨기는 선행’이 미덕이 되는 사회보다 더 밝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누구나 편안하게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될 때, 소외된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사회가 더욱 가까이 다가올 것입니다. 저도 나름대로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할 생각입니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이고 가장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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