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씨 “몸 불편한 후배들 위해 써주세요”
50년 전 장애인으로 대학에 다녔던 선배가 모교의 후배 장애인 대학생들을 위해 10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서강대 동문회는 10일 서강대 철학과 60학번 김경자(70·사진)씨가 지난 4월 열린 동문 재상봉 행사에서 ‘장애인 재학생을 돕는 데 써달라’며 10억원의 기부 약정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960년 개교한 서강대의 첫번째 입학생으로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인이었다. 김씨는 “다른 대학과 달리 지체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내치지 않은 학교가 고마웠다”면서 “당시 얻었던 희망을 이제 후배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을 다니던 중 폐결핵으로 부득이 학업을 중단했던 김씨는 아버지의 낙농업 가업을 이어 36년간 일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13년간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다 올해 초 사업을 접으면서 기부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문회는 이 기금에 김씨의 가톨릭 세례명을 따서 ‘로사 장학금’이란 이름을 붙이고, 내년부터 해마다 10명 정도의 장애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예정이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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