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브랜드 <닷페이스>가 설립된 지 6년 만에 문을 닫는다. <닷페이스>는 2016년 출범한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젠더 다양성과 기후위기, 디지털 성범죄, 장애인 이동권 등 이슈를 주로 뉴스레터와 유튜브(구독자 24만7천명) 콘텐츠로 다뤄왔다.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 1월에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 매체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닷페이스>가 문을 닫게 된 주요한 이유는 많은 뉴미디어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경영상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미디어 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닷페이스>는 2016년 설립 직후 미디어 전문 투자사인 메디아티, 2017년 윤민창의투자재단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으나 적절한 규모의 후속 투자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는 3일 오전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문을 닫게 된) 여러 이유가 있는데, 미디어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전도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콘텐츠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부적으로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고민을 하고 내린 결론”이라고 전했다.
<닷페이스>는 여성과 소수자 인권 이슈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닷페이스> 누리집 갈무리
조 대표는 전날 <닷페이스> 구독자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서비스 종료의 이유와 관련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 “사실 닷페이스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위기는 항상 있어왔고, 그때마다 여러 방법으로 돌파구를 모색해왔습니다. (…) 그러나 자원의 한계를 크게 느끼고, 이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에너지가 줄어들었습니다.” 조 대표는 “매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여기서 종료하는 일 역시 우리가 용기 내야 하는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닷페이스>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다만 <닷페이스>는 현재 취재·제작 중인 콘텐츠를 5월까지 그대로 발행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5월 이후) 신규 콘텐츠 제작은 중단되지만, <닷페이스>가 제작한 과거 기사와 영상은 이후에도 보실 수 있도록 채널을 유지해두려 합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웹사이트에서도 잘 찾아보실 수 있도록 그간의 기사와 프로젝트를 모아두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가 지난 2일 구독자(닷페피플)에게 보낸 메일 내용.
조 대표는 <닷페이스> 종료와 관련해 “슬프고 아쉽기는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 동시대를 살아가는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문제를 일으키고, 변화를 가까이서 목격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 무모했고, 즐거웠고, 많은 사람들과 용기를 나눌 수 있었던 이 여정을 마무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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