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 <와이티엔>(YTN) 사옥. 최성진 기자
<와이티엔>(YTN) 최대주주인 한전케이디엔(KDN)이 23일 이사회를 열어 와이티엔 지분매각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한전케이디엔의 와이티엔 지분매각 방침 등을 확정한 지 불과 12일 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 등은 이를 ‘언론장악 의결’로 규정하고 민영화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전케이디엔은 이날 전남 나주에 있는 본사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와이티엔 지분 21.43%를 전량 매각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으로 위기를 겪던 와이티엔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한 지 25년 만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마사회도 와이티엔 지분 9.52%를 매수해 현재 와이티엔의 공기업 지분은 30.95%에 이른다.
한전케이디엔은 석달 전인 지난 8월16일까지만 해도 “(와이티엔의) 광고 수익 증가와 사업 영역 확장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며 와이티엔 지분을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의 ‘매각 재고’ 권고가 나오자 입장을 바꿨다. “향후 수익이 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당시 와이티엔 지분매각을 압박한 산자부의 논리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 등 언론단체는 23일 전남 나주 한전케이디엔(KD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와이티엔 민영화 시도를 규탄했다.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 제공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 등의 설명을 들으면, 이날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는 와이티엔의 성장 가능성이 크며 매각 대금 사용처도 불분명하다는 점을 짚고, 24시간 보도전문채널로서 공공성이 큰 와이티엔을 공기업인 한전케이디엔이 이렇게 매각해버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티엔 지분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 역시 무시됐다고 한다.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은 이날 한전케이디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권이 와이티엔 매각을 밀어붙이는 진짜 의도는 ‘언론장악’이라는 걸 국민은 알고 있다”며 “와이티엔을 자본의 탐욕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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