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문화방송>(MBC) 신임 사장.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MBC·엠비시) 신임 사장에 안형준 기획조정본부 메가엠비시추진단 부장이 공식 선임됐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서 단독으로 주주총회를 열어 안 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문화방송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는 주총에 나오지 않았다.
안 신임 사장은 2001년 문화방송에 경력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와 국제부, 뉴스투데이편집부장 등을 거쳤다. 기자 생활은 1994년 <와이티엔>(YTN)에서 시작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을 지냈고, 2021년부터 메가엠비시추진단에서 부장을 맡아 왔다. 안 신임 사장은 지난 21일 방문진 최종 면접심사에서 “공영방송 엠비시의 대표이사가 맨 앞에 서서 외풍을 흔들림 없이 막아내겠다, 보도 책임자가 독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패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사장의 약속과 달리, 당장 그의 앞에 놓인 상황부터 녹록지 않아 보인다. 먼저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문화방송 안팎에서 제기된 ‘공짜 주식 취득 의혹’의 해소가 급선무다. 이는 안 사장이 기자로 일하던 2013년 지인으로부터 영상제작 관련 업체의 주식을 무상으로 취득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안 사장과 함께 문화방송 대표이사 최종 후보 2인에 올랐던 허태정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 국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에 “방문진의 엠비시 사장 공모절차의 심각한 불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방문진 이사회가 안 사장 관련 의혹을 21일 최종 면접 이전에 파악하고서도 임명을 강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 사장은 자신이 해당 주식을 직접 보유한 것이 아니라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문제의 주식 ‘실소유주’를 자처하고 나선 ㄱ씨는 22일 문화방송에 제출한 ‘사실 확인서’를 통해 “문제가 된 주식은 제 소유”라며 “제가 2013년 개인 사정 때문에 안 후보자를 설득해 안 후보자의 명의로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성명을 내고 “지난 21일 최종 면접 전후로 안 사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임 사장의 정당성과 리더십은 임기 시작도 전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며 “공영방송 엠비시를 둘러싼 외부적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신임 사장의 정당성과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명확한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